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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필자는 지존무상에 대한 추억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필자 역시도 과거 홍콩 영화들에 심취해서 살았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왕가위의 영화들, 그리고 무협영화들에 한정되어 있었다. 특이한 케이스라면 천녀유혼이 포함되어있었다는 것 정도. 당시 홍콩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도박 관련 영화나 영웅본색과 같은 느와르물은 분명히 보긴 했었지만 큰 감흥이 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나이 먹을대로 먹어서 이 시기의 홍콩 영화를 보는 느낌은 어떨까. 사실 여러 홍콩 영화들이 지금에 와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솔직한 말로 이 작품들이 작품성을 갖춰서 그런 것은 아닐터이다. 거친 편집, 엉망진창인 카메라구도, 어정쩡한 배우들의 연기까지 사실 완성도로 따지면 홍콩 영화는 어디까지나 B영화의 그것에 가깝다. 즉, 지금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결국 과거의 추억에 의존한 평가라는 얘기다.

영화 지존무상 역시도 마찬가지. 과거 홍콩 영화의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영화로서 이 영화의 재미는 오로지 스토리의 흐름에만 치중되어있다. 그래서 간단히 평을 정리하자면 완성도가 참 아쉽지만 긴장감 넘치고 흥미로운 스토리를 갖춘 영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2시간, 꽤나 즐겁게 감상했으니 이만하면 홍콩 영화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킬링타임 영화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섹시하면서 청순한 매력을 동시에 보여준 관지림의 미모는 보너스.


당연한 이야기지만 DVD의 화질은 좋지 못 하다. 그래도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친 것이라 이 정도지 예전 비디오의 화질을 떠올리면 괜찮게 나온 편이다. 이 당시의 홍콩 영화들은 필름 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거의 모든 작품들의 화질이 좋지 않다. 주성치의 서유기와 같은 케이스는 아주 드물다고 보면 될 것. 블루레이가 나온다고 해서 이 화질이 급상승하지는 않을테니 DVD면 충분한 작품일하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천녀유혼 블루레이가 나오면 산다..-ㅅ-)




음질 역시도 마찬가지. 2.0 채널의 모노 사운드를 스테레오로 들려주는 스펙을 봐서 알겠지만 이 당시의 홍콩 영화들은 음질에 신경쓰는 영화들이 아니었다. 저예산 광속 촬영을 지향했던만큼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이미 오래전에 서라운드 사운드를 개척했던 헐리우드와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사람에 따라서 이 촌스러운 사운드 디자인과 틱틱거리는 음향이야말로 홍콩 영화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좋아할 수도 있으니 오히려 득일 수도 있겠다.


사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블루레이가 나올 가능성의 0%에 한없이 수렴하는 가운데, 디지털 매체로서 최고의 화질을 보여주는 DVD는 홍콩 영화 팬들에게 필구 타이틀이리라. 이 타이틀을 비롯해 수많은 홍콩 영화들을 발매해준 스펙트럼은 아인스로 변하고 더 이상 홍콩 영화를 내놓지 않는다는 점에서 참 고맙기까지 하다. 더 이상 홍콩 영화를 내놓지 않는데 왜 고맙냐고? 수익이 되지도 않을 타이틀들을 열심히 발매해줬기 때문이다. 이랬던 경력 덕분인지 아인스로 바뀐 지금도 나올 것이라 예상치 못 했었던 작품 블루레이를 열심히 내주고 있으니 참 대단한 회사라고 밖에는...

80~90년대 홍콩 영화들 DVD는 지금 거의 거저주는 수준의 가격으로 팔리는 중이다. 아무리 어둠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더라도 이렇게 싼 가격의 타이틀을 안 사주면서 홍콩 영화 팬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머저리같은 짓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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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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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벨제뷰트홀릭 2011/03/21 11:48

    저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