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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에 <2012>라는 재난영화가 개봉했다. 에머리히 감독의 재난영화 '마스터판'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대단한 규모의 재난 장면을 연출해냈고, 곧 다가오는 2012년에 대한 '떡밥'으로 많은 사람들이 만족감을 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2009년의 재난영화라고 하면 <2012>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필자는 조금 다르다. 필자는 <2012>보다 <노잉>을 더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다.

 <2012>가 재난영화에 블록버스터 액션을 섞은 영화라면, <노잉>은 재난영화에 미스테리 스릴러를 섞은 영화다. 개교기념일에 타임캡슐에서 꺼낸 편지가 존(니콜라스 케이지 분)의 아들인 케일럽에게 전달됐는데, 그 편지에는 숫자만 적혀있었다. <노잉>은 존이 이 편지에 적혀있는 숫자가 뭘 의미하는 지 쫒다가 직접 재난을 체험한다는 시나리오로 진행된다. 감독은 알렉스 프로야스. <다크시티>, <아이 로봇> 등 여러 작품에서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노잉>은 굉장히 스릴넘치게 잘 꾸며져있다. 존과 그의 아들에게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자꾸 주변을 맴도는 어떤 이들이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케일럽의 귀에는 쉴새없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이것이 뭘 의미하는 지 알아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존의 모습이 상당한 즐거움을 보장한다. 비록 민폐에 가까운 다이애나(로즈 번 분)의 모습이 무척 마음에 안 들지만 이 역시 영화의 갈등요소로써 제 역할을 한다.

 아름다운 영상미가 가득한 영화라는 점 역시 장점. 영화의 전반적인 색감 자체가 매우 아름답게 꾸며져있는데, 영화에서 꾸준히 복선으로 이용되는 '지나치게 더운 날씨의 가을' 이라는 테마에 알맞게 탁월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레드 원 카메라를 통해서 만들어진 부드러운 질감 역시 한 몫을 하는 느낌이다. 
 

 또한, 이 영화의 재난장면 역시 대단하다. <2012>의 재난장면이 장대한 스케일을 바탕으로 몰아치는 재난장면이었다면, <노잉>의 재난장면은 짧고 강하다. 다소 루즈한 도입부가 끝나고 등장하는 첫번째 재난인 비행기 추락씬을 통해 이 영화의 재난 장면이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장면은 롱테이크로 촬영되어 현장감이 장난이 아니다. 두번째 재난인 지하철 장면은 실제 지하철 탈선 사고가 일어나면 어떤 느낌일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2012>가 다소 비현실적인 재난영화라 현장감보다는 액션 블록버스터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면, <노잉>은 상당히 현실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재난장면을 연출했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한 것처럼 <노잉>은 전반적으로 즐거운 영화임에 틀림이 없지만, 여러차례 감상할 수록 단점 역시도 발견된다.

 너무 우연의 연속이라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비록 '운명론'을 테마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억지로 이해시킬 수는 있지만 감상하는 이가 느끼는 억지스러움을 지울수 없다. 상당히 공을 들였고, 플레잉타임을 늘여가면서 잘 정리하긴 했지만, 너무 허무한 결말이라는 점도 문제다. <노잉>을 재난영화에 미스테리를 섞었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미스테리' 부분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이 영화가 운명론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지구를 마냥 멸망하게 만들수 없었던 '그들'이 도운 것인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루신다가 왜 그런 메세지를 남겼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모든 재난이 피할 수 없었던 재난이었기 때문이다. 존과 다이애나의 모험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는 결론이기 때문에 일부 감상자는 분노감을 표하기도 했다.

 설정 자체도 약간 무리가 보인다. 겨우(?) 81명이 죽는 재난이 적혀있다는 사실은 전세계에서 발생한 엄청난 숫자의 재난이 다 적혀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적혀있는 재난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서 다소 당혹스러움이 느껴진다.


 '알렉스 프로야스'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확실히 아쉬운 영화일 수 있다. <아이 로봇> 역시도 실망스럽긴 했지만, 시나리오가 주는 기본적 재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노잉>은 약간 미묘한 모양새다. 애매모호하게 정리되는 엔딩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존과 존의 아버지가 다른 의미를 가진 같은 대사를 말할 때 느껴지는 감정이 인상깊고, 최후의 재난장면이 워낙에 아름답게 만들어져서 개인적으론 만족감을 느꼈지만, 이것도 영화를 볼 때 영상미를 체크하는 사람들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리라. 

 그래도 (영화에 대해서)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정말 아름다운 영상미를 갖춘 영화이고, 현장감 넘치는 재난장면을 선보이는 영화다. 그래서 필자에겐 <2012>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였다.


 <노잉> 블루레이의 화질은 매우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DNR필터를 싫어하긴 하지만, 이 영화에 적용된 DNR필터가 영화 전체의 영상미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영화의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암부를 매우 출중하게 소화하고 있고, DNR 덕택에 뭉개져서 또렷함을 약간 희생하는 대신, 노이즈를 거의 발견할 수 없는 투명함이 눈을 호강하게 만들어준다. '레드 원' 디지털 카메라를 영화계에서 사용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의 작품임에도 여러 기능을 잘 활용해서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케일럽이 꿈을 꾸는 장면에서 지붕에 약간의 얼라이언싱 현상이 발견되지만, 아주 사소한 오류에 불과하다.

 

 블루레이의 음질은 레퍼런스 중에서도 레퍼런스다. 방위에 따른 효과음 분배 자체도 뛰어나지만, 강렬한 재난장면 음향의 폭넓은 해상력이 인상깊다. 재난장면들이 하나같이 쇳덩어리가 부딪혀서 일어나다보니 그 거슬리는 음향과 뭔가가 폭발하는 순간의 압도적인 음압감은 "과연 멋지구나!"라는 말을 내뱉도록 만든다. <노잉>을 감상하고 실망했지만, 재난장면을 체크해보고 싶은 마음에 블루레이를 구입한 분들도 있었는데, 그분들 역시 하나같이 잘 구입했다고 할 정도로 멋진 음질이다.




 스페셜피처로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코멘터리, 메이킹, 다큐멘터리 한 편을 지원한다.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지만,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이 들려주는 코멘터리가 꽤 인상적이라 괜찮은 느낌이다. 그는 굉장히 폭넓은 분야에 걸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노잉>을 보고 좀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적절한 코멘터리가 될 것이다.

 

 Knowing All 메뉴는 일반적인 메이킹이다. 배우, 스텝의 인터뷰를 통해서 영화제작, 스토리, 프리프로덕션, 촬영장 분위기, 캐스팅에 걸쳐 여러 정보를 전달한다. 1080i 영상이다.

 Visions of The Apocalypse 메뉴는 다양한 방면에서 지구의 멸망(정확히는 인류의 멸망), 즉 묵시록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서 다루는 다큐멘터리다. 작가, 심리학자, 인류학자, 신학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서 묵시록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설정된 지구멸망의 시나리오가 있을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서 물리, 천문학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한다. 나름 흥미진진한 영상이고, 1080i다.


 <노잉>이란 영화는 AV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많은 영화다. 작품의 탁월한 영상미와 사운드를 체험하려면 블루레이가 최선의 방법이란 사실에 이의가 있을수 없다.

 사실, 이 블루레이 타이틀은 국내 대행사에 판권이 없었다. 서밋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작품의 블루레이는 헐리우드 대형기획사에서 발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보통 한국에 발매되지 않는다. 그래서 <노잉> 역시 국내에 판권이 없던 작품이었다. 그런 작품의 판권을 사서 잘 발매해준 아트 서비스에 고마울 따름이다. 더불어 같은 서밋 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인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소스 코드>를 발매해준 KD와 블루키노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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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굴뚝 토끼 2012.01.06 07:35 신고

    캐서방이 '킹왕짱'이라고 홍보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ㅎ

    캐서방 현재 상황 진짜 안습인데, 얼렁 재기했으면 합니다.^^

  2. 베리알 2012.01.06 08:52 신고

    아직 못 본 영화인데, 혹평들이 많았다는 것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

  3. 캡틴거북 2012.01.06 09:30 신고

    앗 중요한 영화를 안본 것같군요.
    빨리 봐야겠네여... 감솨~ ^^

  4. BlogIcon 오르™ 2012.01.06 09:56 신고

    노잉의 리뷰를 보니 새롭네요^^ 지루하게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어찌나 당혹스럽던지.ㅋㅋㅋ
    즈라더님의 필력으로 다시 한 작품이 살아나는군요~

  5. BlogIcon 멀더 2012.01.06 10:32 신고

    일단 케이지 횽의 영화는 고스트라이더 이후 좀 꺼려지더군요 ㅋㅋㅋ

  6. BlogIcon J.mom 2012.01.06 11:09 신고

    영상미는 좋았던거 같긴한대..기억은 잘 안나지만..
    근데 저 친구랑 극장에서 영화보고 무척 당황했어요 ~ㅎㅎ
    케서방이 돈이 정말 궁했나....라는 말이 나올정도였죠~ㅎㅎ 이런 시나리오.... 당황했던 기억이 나요 ㅎㅎ
    행복한 금요일 밤 되세요~^^
    by.아내

  7. BlogIcon 대한모 황효순 2012.01.06 11:52 신고

    요거 끝까지 본적이 없어서.ㅠ
    한집에 사는 누구랑
    취향이 완전 다른 덕에.^^;

  8. BlogIcon 또웃음 2012.01.06 13:06 신고

    저는 재난영화 중에 '일본침몰'을 아주 재밌게 보았어요.
    평점은 낮은 영화지만요. ^^
    재난영화도 은근히 즐기는데 아무래도 'SF'나 '판타지'를 좋아해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상상력이 가미된 영화가 왜 그렇게 좋은지...
    노잉도 재밌을 것 같은데요. ^^

  9. BlogIcon 코기맘 2012.01.06 14:06 신고

    저도 이영화 완전 기억해요..
    좀 인상깊은영화..다소 쇼크도 받았꾸요..

  10. BlogIcon 날아라뽀 2012.01.06 15:07 신고

    저 이영화 무척 재미있게 봤는데.
    생각이 날듯 말듯하네요.
    내용이 생각이 안나요.ㅠ

  11. 풀빵 2012.01.06 15:26 신고

    나는 이 영화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종말을 향해 치닫는 소소한 장면들이 무척 재밌더군요. 특히 비행기 폭발 씬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결말도 무난했구요.
    나는 우주전쟁, 지구가 멈추는 날, 노잉등등 결말이 허무하다고 하는 영화가 재밌더라구요. 지구가 멈추는 날같은 경우는 키아누 리브스의 감정 변화를 조금 더 깊이 다뤘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무진장한 악평에 시달릴 정도의 영화는 아니었다 판단됩니다. 다음이나 네이버 영화 평점이 거의 최악이던데 말입니다.

    노잉. 블루레이 화질과 음질은 두말하면 입아플 정도로 좋았습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2.01.06 16:06 신고

      노잉에서 비행기 폭발씬은 진짜 현장감이 장난 아니죠.
      롱테이크로 촬영된 덕분에 현장감이... 곳곳에서 빵!하고 터지는
      그 공간을 끊지 않고 들이대는 카메라라니..ㄷㄷ

  12. BlogIcon 영심이~* 2012.01.06 17:21 신고

    저는 잔뜩 기대하고 봤는데...
    뭔가 허무했던 영화에요..^^

  13. BlogIcon 릿찡 2012.01.06 17:42 신고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재앙영화는 역시 돈맛인거 같아요

  14. 거북이달려 2012.01.06 22:09 신고

    저도 좋지 않은 입소문때문에 미루다 한참 뒤 챙겨봤는데요..
    특히 그 비행기 추락장면,
    그거때문에 비행기 타는건 고사하고,
    공항근처로 차 몰고 다니기에도 신경쓰일정도로 현장감이 생생했습니다. ㄷㄷㄷ.
    저는 사실, 그런 결말이 좋아요.

  15. ㅇㅇㅇㅇ 2012.01.06 23:57 신고

    저두 이거 잼있게 봤어요. ^^

  16. BlogIcon 칼리우마 2012.01.07 01:16 신고

    노잉...보지않았는데.
    ..즈라더님 글을 보니 꼭 보고싶어지네요~

  17. 황엽 2012.01.09 01:25 신고

    80명이 아니라 ㅄ색히 1명땜에 세상은 바뀌고 천만명넘게 죽습니다.
    히틀러 저격운운도 '그 작업 안돼!!'의 톰 아저씨가 영화에 출연한 적 있구요.

    소련의 붕괴후 우주와 운명(데스티네이션?), 타천사에게만 존재위협을 느끼는 양키들의
    허접한 미래관을 반영한 영화일 수도 있지만 미증유의 관점은 공감합니다.
    천안문의 나비가 최류탄에 질식해 죽으면 흑인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담에 뵙죠.

  18. BlogIcon Temu 2012.02.19 13:34 신고

    노잉 블루레이 구하려다가 결국 실패헀네요. 즈라더님은 좋으시곘다.. 혹시 구할 방법이 있을까요?

    • BlogIcon 즈라더 2012.02.19 13:58 신고

      음.. 이 타이틀이 할인으로 풀린 뒤, 재입고가 안 된 모양이군요.
      저도 방법이 없죠..^^; 중고 장터를 찾아보시라는 말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