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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날의 검이란 말이 있다. 본디 검이란 쉽게 다룰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검은 양쪽에 날이 서 있고,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이 들면 적을 다치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다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래서 '양날의 검'은 상황에 따라서 자신에게 이익을 줄 수도 있고,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요소를 상징한다.


 영화 평점 사이트는 영화 감상 이전에 한 번쯤 보게 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은 그야말로 양날의 검 그 자체다. 능숙하게 부리지 못하면 이익보다 피해가 몇 배는 더 클 수 있는 검. 어쩌면 지뢰밭이란 표현도 적절할 수 있다. 평점 사이트엔 스포일러가 가득하다.

 미리니름(스포일러)이 반전反轉 영화에만 치명타를 준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어떤 영화든(심지어 전기영화까지도) '터닝 포인트'라는 게 존재하고, 영화의 핵심적인 요소 역시 미리 알면 감흥이 떨어질 수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악질 누리꾼들은 지금도 평점과 함께 남기는 짧은 평가에 미리니름을 남기길 물 마시듯 한다. 호기심에 평점 옆의 짧은 평가를 읽다가 좌절하는 영화 애호가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최근 평점을 남기는 공간보다 더 무서운 공간이 생겼다. 모 영화 포털의 '명대사'란 공간이다.


범인은 영주의 아들이에요.


 '명대사'란 말 그대로 영화의 명대사를 남기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자체로 미리니름이 될 수 있음을 모두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 즉, 보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의 호기심이란 '보지 않는다'는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게 한다. 게다가 흥미없는 영화도 약간의 미리니름을 감수하고 읽은 명대사에 빠진다면, 흥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나름 합당하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악덕 누리꾼들도 아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곤란하다.

 절대 명대사가 될 수 있는 대사가 있다. 명대사는커녕 기억도 안 날 법한 대사지만, 아주 강력한 미리니름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대사가 '명대사'를 남기는 공간의 최우선 순위에 올라가 있다면? 허무하게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다 알게 되고 말 것이다. 그런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 명대사란 공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배치되는 것은 추천수가 많은 대사다. 우리나라 누리꾼들은 '나만 당할 수 없다!'라는 진취적인 생각을 현실로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기로 유명하고, 완벽한 미리니름인 대사에 아이디까지 바꿔가며 추천하는 것 역시 주저하지 않는다. 명대사 공간은 꼭 보려 하지 않아도 스크롤을 내리다가 살짝 보게 되는 일도 있어서 정말 치명적이다.

범인은 김전일이에요. 다들 동의하죠?

중국에서도 방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헌원검>의 내용을 다 알고 있어요. 중국웹을 돌아다니다 보면 미리니름이 되는 캡쳐가 항상 있더군요. ㅠㅠ


 미리니름이 담겨 있다고 신고할 수도 있지만, 그건 이미 '당한 뒤' 아니겠는가. 오히려 (범죄가 아닌 이상) 뒤늦은 신고보다 추천해서 다른 사람도 당하게 하겠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수도 있는 일이다. 게다가 영화 전부를 검색해서 확인하고 신고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당하지 않으려면 피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모 영화 포털의 여러 공간 가운데 '명대사' 공간만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대체 왜 만들었을까? 거의 확실하게 미리니름이 들어가는 부분 아니겠는가. 차라리 명대사 같은 것보다 영화 외적인 정보에 더 집중하는 게 어떨는지. IMDB를 롤모델로 삼아보자. 괜히 세계적인 평점 사이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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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모과 2012.09.18 09:24 신고

    저는 영화를 보러 갈때 대체적으로 개봉날이나 일주일전에 봅니다.
    아무 정보 없이 가지요.
    영화리뷰를 쓸때 맨앞에 스포일러가 있으면 있다고 씁니다.
    영화에 따라서 도움이 될 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지요.
    감독이나 배우를 보고 영화를 보고 전에는 쪽박영화의 리뷰를 안썼습니다.
    저는 약간의 스포일러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3. BlogIcon 나비오 2012.09.18 10:04 신고

    사랑이 변하는 거니 ?

    뭐 이것만 들어도 영화가 다 이해되었다는, ㅋㅋㅋㅋ

  4. BlogIcon 에이글 2012.09.18 11:07 신고

    오래된 영화는 명대사칸을 보며.. 그랬었지.. 라고 떠올릴 수 있어서 좋지만, 보지 않은 영화의 경우는 도움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네요. 피하는 수밖에..ㅎㅎ

  5. BlogIcon RGM-79 2012.09.18 11:23 신고

    이상하게 스포에 그리 연연하지 않아서요.. 스포봐도 재미있게 보게 되더군요.
    그런데 한참 전에 나온 작품, 지금 보고 있으니 말하지 말라는 사람도 보긴 했네요.
    그런 사람이 삼국사기 읽기 시작하면 블로그 닫아야할 판이죠.;;;;;

  6. BlogIcon 하 누리 2012.09.18 12:22 신고

    아고정말 너무 이뻐가지고 점심먹고 와서 뚫어져라 처다 보고 갑니다.
    분명 성형은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
    부모님이 어찌생기셨나 검색을 해봐야 겠어요..
    제밥에만 관심있는 하누리 아점마 다녀 갑니다..ㅎㅎㅎ
    점심식사 맛있게 하시고, 남은 오후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 ^^

  7. BlogIcon 은이엽이아빠 2012.09.18 12:28 신고

    사람 심리라는게 참 이상하죠... 저도 어떤 영화에 관심이 있으면 보기도 전에 그 영화를 본사람에게 먼저 스토리를 물어보고 있다니깐요..
    그리고 영화를 보면 감동도 없고.... 그냥 영화 봤구나~~~ 이럴때가 많으니........

  8. BlogIcon Arti 2012.09.18 13:16 신고

    영화 개봉 이후에 스포는 어쩔수 없을지도요......

  9. 캡틴거북 2012.09.18 15:08 신고

    아 네... 공감과 찔림이...
    그 리뷰를 쓴다는 것이 어떨 때는 별 생각 없이 모르면 좋을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어떤 리뷰는 스포있다고 선언하고 그냥 하기도 하지만요... ㅎㅎ;
    미리니름이 스포의 순 우리말인가요? 신가하다는... ㅋㅋ

    • BlogIcon 즈라더 2012.09.18 23:14 신고

      뭐 리뷰를 볼 때는 감안해야죠.. 리뷰엔 어떤 식으로든
      스포가 들어갈 수밖에 없달까요.

      저도 최대한 스포를 자제하긴 합니다만, 약간 들어가는 건
      별 수 없더군요.

  10. BlogIcon Yujin Hwang 2012.09.18 15:16 신고

    요즘은 영화평에 스포일러 없으면 좀 갑갑하잖아요...ㅎㅎ
    하긴 영화입장료 매출에는 손해날수도 있겟죠만^^

  11. BlogIcon 울프팩 2012.09.18 15:54 신고

    말씀대로 명대사 코너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군요. 스포일러 글을 읽으니 예전 '올드보이' 언론시사 후 모 일간지에서 근친상간에 대한 영화라고 보도해서 난리가 났던 기억이 나네요.

  12. 무비돌이JY 2012.09.18 17:25 신고

    나만 당할 수 없다! 이건 정말 무슨 심뽄지요 ㅎㅎ
    그래서 명대사는 주로 영화를 보고나서 되새길때만 보러가죠~

  13. realrosty 2012.09.18 19:53 신고

    니름이라. ㅎㅎ

  14. BlogIcon 카부터 2012.09.18 20:42 신고

    제 블로그가 한때 스포일러의 온상이었죠. ^^

  15. 손님 2012.09.18 23:00 신고

    현실적으로 그런 것이 사라질 리 없으니
    그저 보기 전에 무조건 피하던지
    보고도 신나게 볼 수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 T T

    극장을 가지 않고 블루레이로 보는 저로써는
    그런 경우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무감각해지더군요
    지금은 알고 영화를 봐도 재미있게 넘어가는 내공을 가진 고수가 된... 쿨럭

    김전일은 저도 좋아하는데 사신 탐정 이라는 명제는 절대동의 합니다
    비유하자면 에일리언이 있는 노스트로모호를 타는 것보다
    김전일이 주위에 어슬렁 거리는게 더 무서운

    범인이든 피해자이든 저라면 김전일을 먼저 죽일 겁니다
    살아서 만나면 안되는 일본의 세 가지 존재
    지옥소녀 - 사다코 - 김전일 후덜덜 3333333


  16. BlogIcon 사과랑 2012.09.19 01:49 신고

    아....저는 글을 쓰면서 나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냥 스포있다고 말하고 써야할 것 같아요. 그런데 명대사란에서도 그런 일이 있을거라곤 몰랐네요. 유심히 보지 않아서 그런지. 어쨌든 좀 더 신중해져야 할 것 같네요.^^

  17. 대한모황효순 2012.09.19 04:26 신고

    그렇군요.
    그런건 생각고 못했는데~~
    잘 기억할께요.

  18. 나당 2012.09.19 08:42 신고

    비단 인터넷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는
    '에티켓', '매너', '배려'라는게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ㅜㅠ

  19. BlogIcon 릿찡 2012.09.19 14:39 신고

    하지만 나름대로 그 분야의 매니아임을 자처하는 이들도 직접 현지 웹을 돌아다니지는 않죠. 고로 너님하고 나님은 이미 해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20. BlogIcon 마시마로 2012.09.19 23:59 신고

    모 영화 포털이라 함은 혹시 제가 생각하는 그곳 맞겠죠?
    몇몇 네티즌은 일부러 미리니름하려는 의도가 보여서 무시합니다.
    개인적으론 영화내용을 거의 알고 있어도 한 번은 보니깐 상관없지만...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으니깐요.

  21. BlogIcon 청해용왕 2012.09.23 20:08 신고

    I`m your father.. 이거 한마디면 스타워즈 시리즈는 끝이죠 ^^;;
    ...라고 해봤자 20대 이하 어린이들에게는 뭐가 문젠지 모를 사람이 태반..ㅎㅎ.

    명대사 부분이 좀 웃긴게, 해당 영화에 전혀 ..절대 나오지 않는 대사도 많다는 거죠. 그동네 영화 정보란이 웃긴게.. "클레멘타인" 같은 영화의 평점이 9점대로 뛰어올랐다는 겁니다. 영화평도 찬사 일색..(같이 죽어보다는 대중의 "의지"가 작용한 것이지만..ㅋㅋ)

    TV의 영화소개 프로그램들이 스포일러 탐험..이 되버린건 이미 옛날 이야기인데다가, 아무래도 영화 관련 정보들을 보게 되면 천기누설..을 당하게 되는게 현실이긴 하죠. 지나치게 반전에만 목매다는 일부 이상한 영화도 문제이긴 합니다만요..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때론 내용 누설을 일부러 찾아보고 다니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보통 진정한 걸작은 반전 하나에 모든게 뒤바뀔 정도로 형편없지 않으니 말이죠.

    • BlogIcon 즈라더 2012.09.24 00:30 신고

      모르는 사람에겐 모를 이야기니까 그것도 일종의 스포인데..
      대충 넘어가주도록 하죠. ㅋㅋㅋㅋ출발 스포일러 여행의 악몽이
      아직도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