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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글쓴이의 감정을 그대로 쏟아 붓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리(콜린 파렐 분)는 정말 못된 놈이다. 수많은 사람을 잡아먹었고, 많은 사람을 뱀파이어로 만들었다. 그는 바이러스와도 같다. 400년 동안 조금씩 자신의 동족을 만들어가는 바이러스. 찰리(안톤 옐친 분)에겐 사적인 원수다. 자신의 친구 하나를 죽였고, 하나를 죽이게 했다. 찰리가 살던 집을 박살 냈고, 찰리를 죽이려 했으며, 찰리의 어머니와 찰리의 애인인 에이미(이모겐 푸츠 분)를 탐냈다. 찰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라. 그런 제리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아니. 다른 건 다 제쳐놓고 에이미를 탐냈다는 것에서 용서가 안 된다. 에이미는 소시민의 여신이다. 잘난 놈들 다 따돌리고 평범한 주인공만 사랑해주는 그런 (겁나게 예쁜) 여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께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마당에 그런 그녀를 탐내다니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대악당이다. 평범한 남자들의 로망을 깨부수는 나쁜 놈. 다른 여자는 몰라도 에이미만은 안 되거늘!

 제리가 섹시한 뱀파이어라고? 어디 아래 캡쳐를 보고도 섹시하다 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


 <프라이트 나이트>는 오래전 포스터 하나로 많은 사람을 벌벌 떨게 했었던 영화 <후라이트 나이트>의 리메이크다. '리메이크'를 어떤 식으로 하는가는 감독이나 기획자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을 경우를 위해서 원작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후라이트 나이트>는 평범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성장기'를 베이스로 공포와 코미디를 적당히 섞어서 만든 독특한 영화였다. 가끔 70,80년대 공포 영화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은데, (이게 다 <엑소시스트>와 <이블데드> 때문이다.) 오히려 당시엔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으로 만든 영화가 많았고, 썩소를 짓게 하는 하드고어 공포 영화가 많았다. <이블데드> 마저도 (1편부터 낌새가 보였지만) 2편부턴 완전히 코미디로 넘어갔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후라이트 나이트>도 같은 맥락의 영화였다.


 그런 <후라이트 나이트>가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에 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글쓴이는 <후라이트 나이트>에 팬층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러나 다행히 팬들은 <프라이트 나이트>가 공개되자 적어도 원작의 느낌을 잊진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 호평했다. 3D 효과도 B 영화의 조잡한 느낌이 풍겨서 좋았다나. 이와 같은 반응을 보면 알겠지만, <프라이트 나이트>의 장르는 단순히 공포 영화 혹은 스릴러로 구분할 수 없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공포 코미디로 구분하는 게 옳다.

 

 <프라이트 나이트>의 전개는 '광속'이다. 보여줄 게 많아서가 아니라 캐릭터들을 더 비춰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핵심 소재는 '루저의 승리'고, 비록 루저라곤 하지만 착하고 정직한 찰리가 자신을 바라봐준 여신님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스토리다. 그래서 사건의 전개는 빨리하되 캐릭터의 성격 묘사나 괴기스러운 뱀파이어의 행태 쪽에 스토리텔링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연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이 방식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공포와 코미디가 적당히 섞였다고 해서 스릴감이 없을 거란 생각은 버리자. 이 영화는 공포 영화라면 응당 갖춰야 할 요소를 확실히 갖추고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훌륭하다. 특히 피터(데이빗 테넌트 분)가 극에 직접 개입하기 이전엔 대단히 스릴 넘치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중반부 카체이싱 장면은 다분이 의도적인 3D 액션이 등장하는데, 3D로 보지 않아도 충분히 입체적인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강렬한 액션이며, 후반부 클럽 장면은 단순한 방법으로 감상자를 애타게 하는 데 성공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장르가 갖춰야 할 기본기만 보자면 <프라이트 나이트>는 확실하게 갖췄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고, <프라이트 나이트>의 설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여자 주인공 역할의 이모겐 푸츠는 '투썸업' 수준이다. 그녀의 이질적인 외모와 쿨한 성격, 섹시한 의상은 마치 에바 그린을 처음 봤을 때의 설렘을 느끼게 하는데, 그런 그녀가 절대 꽃미남일 수 없는 남자 주인공에게 푹 빠져 뱀파이어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다 보면 그녀를 노리는 제리가 영화 역사상 최악의 악당으로 느껴진다. 마지막까지 사수해야 하는 캐릭터로 감상자의 뇌리에 남는 데 성공한다는 의미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느냐 재미없게 보느냐는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코미디와 공포가 적당히 섞인 B 영화에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느냐. 둘째는 디지털 촬영과 CG로 완성되어 원작의 아날로그 특수효과와 다르게 변한 (다른 매력이 있는) 영상의 느낌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 이런 점을 고려해서 잘 선택해보자. 글쓴이는 양쪽 모두 OK 였기에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블루레이의 특급(!) 화질로 만나는 이모겐 푸츠는 남자뿐 아니라 여성들도 반할 정도로 눈부시기 때문에 이모겐 푸츠의 팬이라면 '당연히' 구매해야 하는 타이틀이다.



 본편의 화질은 보통이라면 좋다고 평했을 테지만, 영화의 조건 때문에 마냥 좋다고 하기 어렵다. 일단, 레드 카메라의 말끔하고 또렷한 영상이 꽤 잘 살아 있는 편이고 정보량이 많은 장면도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지만, 하필이면 암부에 문제가 있는 걸 어쩌랴. 뜻밖에 암부가 많은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부 중요한 장면이 밤 장면이거나 조명을 억제한 장면이기 때문에 암부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프라이트 나이트>의 암부는 다소 어둡다. 이걸 암부 디테일의 문제로 여기기엔 무리가 있는 게 두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태양빛을 볼 수 없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했으므로 영화의 밤 장면이 너무 밝으면 곤란하다. 따라서 조명을 상당히 억제했고, 레드 원의 조명 관용도를 최대한 활용해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반부 카체이싱 장면은 조명 억제만이 아니라 CG를 굉장히 많이 사용한 장면이라 더욱 디테일이 떨어진다.

 물론 큰 걱정은 필요 없다. 최고의 화질을 자랑하는 타이틀과 비교했을 때 위와 같은 평가가 나오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이 영화의 암부는 무난한 편이라 봐도 무방하며, 평균적인 화질로 보자면 레퍼런스 급에 가깝기 때문이다.


 스페셜피처로 '디즈니 치고는' 다양한 메뉴를 지원한다. (물론, 영상의 길이는 모두 짧다.)

 Peter Vincent: Coming Swim in My Mind 메뉴는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는 '프라이트 나이트 쇼'에 대한 인터뷰다. 실제로 프라이트 나이트 쇼가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이를 배경으로 피터 빈센트를 인터뷰한 것. 일종의 페이크 다큐 정도로 여기면 되겠다.

 The Official "How To Make A Funny Vampire Movie" Guide 메뉴는 영화의 실질적인 메이킹 영상인데, 제목처럼 구성이 독특하다. 뱀파이어 영화를 만드는 사람, 뱀파이어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해 '조언'을 하는 방식으로 꾸며진 메이킹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주 짧은 분량의 메이킹임에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Deleted & Exstened Scene 메뉴는 5개의 삭제/확장 장면을 제공하는데, 딱히 중요한 장면은 없고, 샤이어와 호빗족 드립이 나오는 Once A Freak, Always A Freak 영상은 보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여신에 대한 환상이 깨진다!

 Squid Man 메뉴는 영화 속에서 세 친구가 장난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전부 보여주는 영상.

 Bloopers 메뉴는 영화의 NG 장면이다. 이모겐 푸츠의 쿨한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_+ 

 그외 뮤직비디오를 제공한다.


 영화를 별개로 두고 화질, 음질, 스페셜피처 모두 만족스러운 타이틀이다. 스페셜피처의 분량이 아주 짧다는 건 디즈니의 한계이기에 어쩔 수 없으니 차치해두고, 구성만 보자면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이기에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한 번 훑어볼 가치가 있다.

 본래 이모겐 푸츠가 아니었다면 감상할 생각조차 안 했을 작품이다. 즉, 이 영화에 기대했던 것은 이모겐 푸츠가 얼마나 예쁘게 나오느냐였는데, 뜻밖에 영화 자체가 아주 재미있었고, 이모겐 푸츠 역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예쁘게 나와 충격에 휩싸였다. 합본판 밖에 없어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을 잠시 잊었을 정도다. 뭔가 엄청난 것을 기대하기 보다 적당히 즐길 수 있는 공포물과 우스꽝스럽게 살짝 망가지는 코미디물을 기대한다면 혹은 이모겐 푸츠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면, <프라이트 나이트 3D> 블루레이에 관심을 가져보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베리알 2012.12.24 07:34 신고

    이거슨 이거슨 아무리 봐도...








    ...프라이트 나이트 블루레이 감상기가 아니라,
    이모겐 푸츠 찬양을 위해 프라이트 나이트 블루레이가 이용 당한 현장!? ^^;;;

  2. BlogIcon 또웃음 2012.12.24 09:33 신고

    전 이런 스타일 영화 별로 안 좋아해요. 인물의 묘사도 별로 없이 공포만 있는...게다가 약간 코미디도 섞인...
    생각할 거리가 없어 보이는 영화라는 느낌이랄까요? ^^;;;

  3. BlogIcon +요롱이+ 2012.12.24 13:24 신고

    잘 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평안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4. 검빨하 2012.12.24 17:34 신고

    메리 크리스 마스.

    내년에도 좋은 포스팅 기대합니다.

  5. BlogIcon JK Soul 2012.12.24 19:42 신고

    글 잘보고 갑니다!!
    공포영화 좋아하지만 이건 왠지 끌리지는 않네요!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길..!~

  6. BlogIcon 알숑규 2012.12.24 19:43 신고

    여담이지만 "오! 콜린 파렐의 얼굴을 보겠군!"
    이라며 클릭했지만 맞닥들인것인 (작중 연기한) 그에 대한 주인장님의 증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영화인지라 80년판의 프라이트 나이트가 궁금해 지더라고요.

  7. BlogIcon 붉은비 2012.12.26 10:07 신고

    콜린 파렐은 폰부스 이후 이 영화 제외하면 죄다 실망스런 필모를 쌓고있다는 게 안타까워요.
    게다가 이 영화조차 흥행은 성공적이지 못했으니...

    • BlogIcon 즈라더 2012.12.26 16:54 신고

      전 킬러들의 도시도 좋았다능...랄까나
      블록버스터 주인공으로 뛰던 시절보다 최근 영화 가운데
      더 좋은 영화가 많았던 것 같아요.

  8. BlogIcon takion9 2012.12.27 13:21 신고

    덕분에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이모겐푸츠.. 여기서 첨봤는데.. 사진본 즉시 빠져들것같은 예감에 휩싸이는군요..

  9. BlogIcon 청해용왕 2012.12.27 21:29 신고

    프라이데이 나이트...시리즈와 제목이 좀 헛갈리는군요. 그쪽은 꽤나 많은 편수가 나왔을텐데..
    이 영화도 학창시절 들어본 영화인듯은 합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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