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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은 왜 혼나는가

category 축구 잡담 2013.08.24 07:00


 가끔 K리그를 보고 있으면, 이동국의 플레이에 불쾌해하는 젊은 선수들이 보인다. 그라운드 위에서 선후배란 없다는 말이 있지만, 경직된 한국 스포츠의 위계질서에서 후배가 선배를 그렇게 대한다는 건 여전히 무리한 일이다. 심지어 이동국은 79년생으로 만 34세의 대선배. 왜 이동국은 젊은 선수에게 무시당할까?


 지금 젊은 세대는 '인터넷 세대'다. 인터넷은 곧 이동국 안티의 성지. 99년부터 이동국은 '게으른 천재' '돼지' 등으로 불리며 안티를 형성해왔고, 아시안컵에서 10경기 10골을 넣었을 때도 '뽀록'이라며 무시당했다. 바로 그런 시기에 학창 시절을 보낸 축구 선수들이 이동국을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뻔한 이야기. 그런데 막상 그렇게 무시해왔던 이동국과 경기를 해보니 지나치게 잘하는 거 아니겠는가. 보통은 '아. 내가 멍청했구나. 저 괴물을 무시해왔다니.' 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법. 잘해선 안 되는 선수가 잘하니까 짜증이 날 터. 그래서 (그라운드 위의 '평등화'와 관계없이) 이동국에게 무례하게 구는 셈이다.

 이동국은 만 34세의 노장이다. 보통 스트라이커는 만 31세를 기점으로 득점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이동국은 정반대의 경우를 겪고 있다. 그는 케이리그 득점왕, MVP, 어시스트왕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MVP를 모두 30대에 해냈다. 현재 케이리그에서 이동국만큼 잘 해주는 스트라이커는 김신욱 정도가 전부. 즉, 올해 만 34세의 '노장'이 자기들보다 훨씬 잘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두 번째 이유다.


 본래 이동국 안티 중 심하게 비약하는 이들은 논리를 따지지 않는다. 그냥 공격할 뿐이다. 보통 이동국을 국내용 혹은 아시아용이라 부르며 욕하는데, 아시안컵 득점왕,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MVP를 따낸 선수가 국내용이란 건 말도 안 되고, 이동국이 유럽, 아프리카, 남미, 북미 팀과의 국가대표 경기에서 넣은 골과 활약상이 있으므로 아시아용이란 수식어 역시 근거가 없다.

 기록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케이리그 141골로 통산 최다 골을 기록했다. 국가대표에선 현재 30골을 기록하고 있어서 한 골만 더 기록하면 차범근, 황선홍에 이어 3위에 오르게 된다. 이번 시즌도 리그에서 12골을 기록 중이다. 슬럼프에 빠진듯 5경기 연속 무득점 상태라 안타깝긴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한국 스트라이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할 만하다. 근거 없이 케이리그를 무시하지 않는 대다수가 이동국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사실에 동의하리라.

 가끔 케이리그에서 이동국이 골을 넣으면 이런 탄식이 들리곤 한다.

 "아.... 이동국..."

 이동국에게 골을 허용한 팀의 팬이 내뱉은 탄식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국가대표고 뭐고 간에 이동국이 우리 팀에 와줬으면 좋겠다."

 글쓴이 역시 포항 스틸러스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황선홍과 이동국의 조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동국은 그런 선수다.


* 현재 포항 스틸러스 감독인 황선홍은 아직도 이동국을 두고 '자신과 닮은 선수'라고 말한다. 이동국이 근래 대표팀에서 부진한 것을 두고 '심리적인 요인이 클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북 현대 선수들은 이동국이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러도 대체로 묵묵히 따르는 편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5345 2013.08.24 22:09 신고

    지금 이동국이 2002년 황선홍 빙의가 되어야 될 판인데 쩝..

  2. 베리알 2013.08.24 22:56 신고

    헨타이사마 덕분에, 이동국이라는 축구 선수 이름도 알게 되었지 말입니다. ^^

  3. BlogIcon 지후대디 2013.08.25 00:19 신고

    사실 저도 이동국에 안티한 인터넷상에 의견들에 영향을 받아왔던지라 이 글들을 읽으며 반성하게 됩니다. tv보면서 욕한것 정도는 이동국 선수도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겠지요 ^^

  4. BlogIcon RGM-79 2013.08.25 18:28 신고

    축구를 아예 안보지만
    이동국가지고 싸우는 사람들 보면 이해는 안되더군요.
    그렇게 쓰레기라면 벌써 은퇴해서 군밤이나 팔아야 정상이 아닌가..

    그놈의 일부 머저리 기아팬들이 이종범 욕하던 게 생각나는군요.
    아니 그 늙다리 노장 하나 실력으로 제치지 못하는 애들은 뭐였던가..

  5. 손님 2013.08.25 22:15 신고

    그냥 닥치고 응원합니다 ....

  6. BlogIcon 소인배닷컴 2013.08.26 10:29 신고

    이동국선수 참... 아리송한 알 수 없는 선수인 듯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7. BlogIcon 꺼먹둥이 2013.08.27 07:57 신고

    꼭 K-리그 안 보는 녀석들이 겁나 까요. =_=

  8. 규리아빠 2013.09.06 21:36 신고

    1998년 그어린선수가 희망을주었죠 우리도 이렇게할수있다 참 멋지고 잘하는선수데 박지성만큼이아니라도 충분히국대뽑히고도남을선수인데 참 안타깝습니다ㅜㅜ 동국이형화이팅 !!

  9. 트라이앵글 2013.09.10 17:35 신고

    솔직히 동국이형이 중오한 경기에서 실수한 게 많긴 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선홍이형 이후로 최고라 생각합니다^ ^
    동국이형 힘내시고 조만간 명보형이 동국이형 다시 불러들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0. 익도리 2013.09.11 02:39 신고

    결론은 이동국은이제 전북선수입니다 포항이라뇨 전북에서 은퇴할겁니다 다들 디질라게까던말던 전북을 리그 2회우승시켰습니다. 올해는 어려울듯

    • BlogIcon 즈라더 2013.09.11 21:06 신고

      지금 전북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데.. 영 아니다 싶으면
      올 수도 있다는 거지 꼭 전부에서 떠나란 말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