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영화든 드라마든 결국, 사람을 자극해 대리만족의 쾌감을 추구하는 대중문화라서
'性'을 다루고 있지 않을 뿐 포르노그라피의 일종이라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이렇게 된 게 아니라 문자가 탄생했을 때부터 계속 그랬습니다. 그러므로 '자극'이 없다면 대중문화라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작품마다 자극의 강도는 다르겠지만요.

 그런데 자극에 익숙해져서 더는 쾌감을 느낄 수 없다면 어떨까요? 아마 더 자극적인 걸 찾아다니겠지요. 지금 제가 그렇습니다. 조금 더 강한 에너지가 필요해요. 자극을 받아야 망상이 늘어나고, 망상이 늘어나면 창작활동에 도움이 되니까요. 그래서 블루레이 타이틀을 뒤져봤는데, 그럴싸한 작품이 별로 없군요. 일단 고른 타이틀을 나열해놓고 그 가운데 세 번 이상 감상하지 않은 타이틀을 선별해서 TV 옆에 쌓아놨습니다. 한 번 살펴보죠. 본문의 스크린샷은 모두 블루레이 원본 사이즈 그대로 캡쳐한 것입니다.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로 커져요.

오싹한 연애


 요새 공포영화 기근입니다. 괜찮은 공포영화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영화는 블루레이로 잘 나오지 않아요. (<불신지옥>과 <더 웹툰: 예고살인> 블루레이 출시가 결정되어서 천만다행입니다.) 그나마 나온 영화는 이미 다 감상했다는 게 또 걸림돌이고요. 반복 감상을 즐기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생생히 다 기억나는 영화를 바로 볼 정도는 아닙니다. 해외판 블루레이를 찾아 아마존을 빙빙 돌기도 했고, 예약을 받고 있는 타이틀을 기웃거려보기도 했습니다만, 일단 가지고 있는 타이틀을 보자는 생각에 찾아낸 궁여지책이 <오싹한 연애>입니다.

 <오싹한 연애>를 공포영화라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막상 재미없는 공포영화들과 <오싹한 연애> 둘 중의 어느 게 더 무섭냐고 물어본다면 <오싹한 연애>를 고르겠습니다. 로맨스 장르의 클리쉐에 집중하느라 뒷맛이 별로 안 좋긴 해도 웬만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영화입니다.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

알렉산더 리비지티드 파이널


 무서운 영화를 봤으니 묵직한 시대극도 봐줘야지요. 수많은 시대극 가운데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과 <알렉산더 파이널 컷>을 고른 이유는 두 영화가 전투 고증을 잘 했기 때문입니다.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은 공성전을, <알렉산더 파이널 컷>은 회전會戰을 잘 다루었습니다. 회전이 공성전보다 연출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보다 <알렉산더 파이널 컷>이 더 대단한 작품이라고 평해도 괜찮을 겁니다.

 다만, 그냥 영화 자체의 재미로 보자면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이 더 낫습니다. <알렉산더 파이널 컷>이 재미없는 영화란 게 아니라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 거지요. <알렉산더 파이널 컷>에서 콜린 파렐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의 올랜도 블룸보다 훨씬 나은 것을 보아 올리버 스톤과 리들리 스콧의 내공 차이가 성패를 갈랐다고 할 수 있긴 합니다. 사실 두 영화 모두 처참한 흥행성적을 냈다는 게 함정이네요.

 개인적으로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은 21세기 최고의 시대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21세기가 아직 13년밖에 되지 않는군요.

라비린스

가유희사 2010

불이신탐


 영화의 재미와 별개로 배우가 좋으면 그 또한 적절한 자극일 테지요. 저는 감정에 솔직합니다. 예쁜 여배우가 나오면 최고라는 의미에요. 그래서 골라 본 영화가 <라비린스>, <불이신탐>, <가유희사(화전희사) 2010>입니다.

 <라비린스>는 이제 불혹을 넘긴 제니퍼 코넬리의 초기 작품입니다. 당시 제니퍼 코넬리의 발랄한 모습을 만날 수 있고, 영화 자체도 꽤 재미있는 편이에요. 그런데 문제가 있으니 바로 제니퍼 코넬리의 발연기입니다. 20대 후반부터 연기파 배우로 들어선 제니퍼 코넬리지만, 20대 초반까지 제니퍼 코넬리의 연기는 뭐라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죠. 특히 <페노미나>와 <라비린스>의 발연기는 조금 헛웃음이 날 정도였어요. 글쓴이는 이런 제니퍼 코넬리의 쿠로레키시도 사랑하기에 넉넉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조금 당황하실지도 모르겠군요.

 <불이신탐>은 진연희와 류시시가 나와서 구매한 타이틀입니다. 과거 홍콩영화계에서 쏟아져 나오던 코미디 액션 영화와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라면 감이 오시려나요? 황당하고 유치한 코미디 액션이라고 말하면, 이 영화를 완벽하게 판단했다고 볼 수 있어요. 전 이런 유형의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 킬킬거리면서 감상했지만, 남에게 추천하진 못하겠습니다. 류시시의 유일한 블루레이라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라고만 해두죠. <화전희사 2010> 역시 <불이신탐>과 비슷한 유형의 영화입니다. 아니. 황당한 측면에선 <불인신탐>보다 한 수 위로군요. 안젤라 베이비(양영)가 나오지 않았다면 손도 대지 않았을 거예요.

레퀴엠


 마지막으로 <레퀴엠>을 골라봤습니다. 이 영화는 제니퍼 코넬리 팬들에겐 굉장히 괴로운 영화에요. 마약에 중독되어 나락으로 빠지는 여자를 연기했거든요. 마지막 Double Dong 장면은 노출이 거의 없었음에도 야하고 충격적이라 제니퍼 코넬리 팬들을 더욱 멘붕에 빠트렸어요. 이미 많은 영화에서 시원하게 벗어주신 제니퍼 코넬리 누님이라 이런 장면으로 충격받을 줄 몰랐던 팬들은 여전히 이 영화를 꺼린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사람은 바로 <블랙 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입니다. 이 감독이 만든 영화는 대체로 정신적 나락에 떨어진 인물을 다루고 있고, <레퀴엠>도 그런 영화죠.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현재 <노아>의 포스트 프로덕션에 들어가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대체 이 어두침침한 양반이 <노아>를 어떻게 다룰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설마 약 빨고 초능력 발휘해서 방주 만드는 내용은 아니겠지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와코루 2013.10.02 10:53 신고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ㅎㅎ 잘보고갑니다^^

  2. 베리알 2013.10.02 11:07 신고

    참 재미있게 본 영화이고 손예진 나이 먹어서도 짱 매력적이고... 다 좋은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오싹한 연애를 추천해주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 호러 연출 덕분이지 말입니다.
    분명히 로코물인데... 호러적인 연출은 어지간한 어설픈 호러 영화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수준(?)이 있어서,
    로코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선뜻 권하기가... ^^;;;

    • BlogIcon 즈라더 2013.10.02 17:59 신고

      정말 웬만한 공포영화들 저리가라 할 정도의 연출이었지요.
      <시실리 2KM>가 우연히 나온 작품이 아니란 걸 확인했어요.

  3. 베리알 2013.10.02 11:10 신고

    개인적으로는, 옛날 작품들의 제니퍼 코넬리 연기 잘 어울렸다고 생각하지 말입니다. ^^

    라비린스는 마왕과의 밀당 표정들만으로도 영화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고,
    페노미나는 공주님처럼 자란 귀한집 따님께서 그런 학교에 왔을 때 분위기 풀풀...

    어쨌거나, 제니퍼 코넬리는 짱입니다! + +

    • BlogIcon 즈라더 2013.10.02 17:59 신고

      확실히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오글거려서 어쩔 줄 몰랐네요. -ㅁ-;
      특히 <페노미나>의 마지막 장면은..

  4. BlogIcon 시렌 2013.10.02 21:00 신고

    '가유회사'의 저 콧수염단 예쁘장한 아가씨 이름은 무언가요. 현기증나려 그러네요.

  5. BlogIcon 알숑규 2013.10.02 21:49 신고

    안젤라 베이비가 주연한 로맨스 영화를 하나 봤었는데-
    정말 과장 하나 안 보태고 너무 뻔한 영화였음에도 배우 때문에 다 봤습니다;;
    데이트 무비에서 배우라도 보지 않는다면 견딜수가....

    • BlogIcon 즈라더 2013.10.03 03:28 신고

      어느 영화인지 궁금합니다.
      지금 안젤라 베이비가 나온 영화 몇개를 장바구니에 올려놨는데
      막상 한국어 자막을 찾지 못하면 감상조차 못하는지라. ㅠㅠ

  6. 장풍 2013.10.02 23:07 신고

    페노미나는 본적있는데 라비린스는 금시초문이네요. 한번 봐야겠습니다. 제니퍼 코넬리라니..
    저도 매우 좋아라했었죠. 쿨럭. 어쩌면 크리스탈을 좋아하는 것도 코넬리의 어릴때 분위기가 나서일지도...

  7. 손님 2013.10.03 11:53 신고

    문화가 자극이라..
    참 절묘한 표현이네요 제대로 이해됩니다 ^ ^

    저같은 경우는 아플때마다 보는 치유의 손짓 입니다 ...

    호러영화는 정말 안나오더군요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이 정말 많은데 정발은 전무하니
    호러 좋아하는 저로써는 안습이라는....

    불신지옥도 예정이지만 통 소식이 없으니 취소될까 불안하고
    더 웹툰은 작업 중이니 나중 문제고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노아는 현재로썬
    기대 반 우려 반 이 대체적인 평가더군요

    • BlogIcon 즈라더 2013.10.03 17:27 신고

      <노아>는 감독하고 너무 안 맞는 소재라서 불안한 게 당연할지도요.
      대체 무슨 노아를 만드려고....

    • Polaris 2013.10.04 13:25 신고

      기다려 봐야 알겠죠. 사실 저는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나 이안의 <라이프 오브 파이>도 기대 반 우려 반 이랬거든요. 감독하고 안 맞는 소재라서...

    • BlogIcon 즈라더 2013.10.04 20:18 신고

      이안 감독은 <라이프 오브 파이>와 딱 맞지 않았나요?
      <휴고>는 확실히 뜻밖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