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무한도전>을 연출하는 김태호 감독이 10주년을 마지막으로 퇴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게 자신과 맴버들에게 좋을 것 같다는 이유였는데, 이를 두고 정말 <무한도전>을 종영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일단, MBC는 종영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10년. 이른바 말하는 장수 방송이다. '한국 1호 리얼 버라이어티'란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무한도전>이란 테두리에 갇혀서 답답했던 모양이다. 새로운 것을 즐기고자 하는 게 사람의 숨겨진 욕망일 터. 새로운 걸 도전해도 새롭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무한도전>이란 테두리를 벗어던지려는 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MBC의 토요일을 책임지는 버라이어티지만, 파업에 참여한 프로그램이란 점, 역시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의 남편이 메인 MC를 맡고 있다는 점, 꾸준히 사회 비판 요소를 집어넣어 왔다는 점 등으로 MBC 수뇌부에 찍혀 시달려왔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너무 오래되어 재미없으니 종영해도 상관없다는 사람도 있고, <무한도전> 만한 버라이어티가 없으므로 절대 종영해선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반응들을 두고 '이런 폭발적인 반응이야말로 <무한도전>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글쓴이는 이 부분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무한도전>이 표절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거론되는 방송이 <가키노 츠카이야 아라헨데>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개그 콤비인 '다운타운'이 이끌어가는 방송으로, <무한도전>의 일부 코너가 보여준 이미지와 아주 흡사하다. 본래 리얼한 느낌을 추구하는 일본 예능계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있는 그대로'를 추구하는 방송이 <가키노 츠카이야 아라헨데>라 할 수 있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고정 맴버들을 식당에 데려가 밥 먹인 뒤 코믹한 자막으로 도배해서 한 회를 때우는, 말도 안 되는 기획마저 나온 방송이다. 지금은 연말 행사가 된 '웃으면 안 되는 XX' 시리즈도 그런 방송이기에 나올 수 있었던 기획이다.

 <무한도전>의 MC인 유재석이 '깐죽 개그'로 유명한 것처럼 다운타운의 마츠모토 히토시 역시 '깐죽 개그'로 유명하다. <무한도전>이 <무모한 도전>이란 이름으로 시작할 때 유재석이 갓 명성을 얻기 시작했던 것처럼 <가키노 츠카이야 아라헨데>가 시작할 때 다운타운 역시 갓 명성을 얻기 시작한 때였다. 표절 여부는 차치해두고, 두 프로그램은 여러 측면에서 닮은꼴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건 '자유'를 의미한다. 자유로운 프로그램은 대중성을 생성해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다. 지금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예전처럼 폭발적이지 않음에도 대중의 반응이 열렬함을 보시라.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도전한다면 20주년, 30주년까지 충분히 갈 수 있을 터. 닮은꼴인 <가키노 츠카이야 아라헨데>가 '자유'를 바탕으로 20년을 훌쩍 넘기고 있는 걸 롤모델로 삼으면 어떨까? 그럴 수 있는 포맷의 프로그램 아니던가.

 <무한도전>의 '도전'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10주년을 넘어서 20주년을 향해 가는 걸 '도전' 중의 하나로 삼으면 참 기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버라이어티 방송이 하나 탄생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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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보헤미안 (2014.04.11 09:19 신고)

    맞아요☆ 무도도 10주년을 했으면 20주년으로 가야죠☆
    저는 그런 태호PD의 발언이 그렇 수도 있지만 무도에서 정을 떄기보다는
    mbc에서 정을 땐다고 보고 있어요.

    유느님의 태호PD빛 이야기를 보면 촬영예산에 문제가 있고
    더군다나..동료들의 행동이나 엠빙신이 되어가서 그나마 무도 하나로
    그럭저럭 방송사로써의 명맥을 가지고 있는데 무도마저 떠나버리면?
    이런 느낌이랄까요.

    • BlogIcon 즈라더 (2014.04.12 10:35 신고)

      기왕이면 맴버들 할아버지 되어도 계속해주면 좋겠지 말입니다. ㅎ

  • (2014.04.11 13:11)

    비밀댓글입니다

  • 베리알 (2014.04.11 15:36 신고)

    어찌 보면 단순히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일지 몰라도,
    또 다르게 보자면 이만큼 동시대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시청률과 별개인 영향력(관련 물품이나 이벤트 판매나 영양력을 보면 결코
    시청률 수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지 말입니다)을 보고 있노라면, 변해가는 세태에
    맞춰 시청률 집계 방식을 바꿔야할 때가 지나도 진작 지난 것 같은 문제에서부터,
    정권의 방송사 조물락대기인지 방송사의 정권 핥기인지 모를 정치시사현실 등등...
    암튼 참 무한도전이 10년이 되었다는데, 새삼 저도 늙었다는걸 실감하는군요. ^^;;;

    • BlogIcon 즈라더 (2014.04.12 10:40 신고)

      확실히 이제 시청률이 아니라 다운로드 서비스를 비롯한 여러 방식으로 집계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어쩜 이런 걸 반영하는 건 왜 이렇게 늦기만 한지....-_-;

      저도 무한도전 10주년.. 기쁘면서도 서글픕니다. ㅠㅠ

  • 손님 (2014.04.13 14:10 신고)

    10주년이나 됐다니 참 기분이 묘하네요

    다른 생각은 안들고 그저 쭉 제 인생과 함께 하는
    좋은 방송으로 남아주길 바랍니다 ^ ^

    • BlogIcon 즈라더 (2014.04.13 18:29 신고)

      시간 흐르는 게 갈수록 빨라집니다. 왠지 무섭기까지 해요.

  • BlogIcon 무명자 (2014.04.14 16:57 신고)

    맞아요 무도 없는 토욜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200회 특집에서 가상으로 2000회 특집을 했었던 것처럼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4.04.15 12:04 신고)

      그것 자체를 도전으로 삼는 게 딱이지 말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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