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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축구가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우 간단하다. 케이리그를 발전시키면 된다.


 세계적인 축구 강국 가운데 자국 리그가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가 있던가를 생각해보시라. 국가대표는 자국 리그에서 빛난 선수들을 핵심으로 구축한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등의 나라가 빅리그에 선수들을 계속 내보내고, 꾸준히 월드컵 우승후보로 군림하는 건 리그의 압도적 인기와 치열한 경쟁이 선수들을 길러내기 때문이다.


 우리가 2002년 월드컵이라는 '결과'만 바라보고 케이리그를 희생한 뒤, 일본에 아시아 최강 자리(사실, 이거 원래 한국 거 아니었다. 이란이나 사우디 아라비아 쪽이 더 최강에 가까울 거다.)를 빼앗긴 것도 마찬가지다. 제이리그의 힘. 훌륭한 인프라와 꾸준한 인기, 일찍부터 강등제를 실시해 치열한 경쟁으로 선수를 배출해온 제이리그다. 유럽파가 많지 않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일본은 제이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아시아 최강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축구 강국이 되려면 자국 리그가 강해야 한다. 물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등을 케이리그팀이 강력한 실력으로 평정하고 있지만, 이는 케이리그 클래식 팀들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라운드마다 순위가 요동치는 케이리그의 특성이 케이리그의 힘을 강화한 것이다. 이는 우연히 벌어진 현상으로서 절대 영원할 수 없다. 빅리그 소리를 듣지 못해도 훌륭한 클래스를 자랑하는 브라질 리그처럼 꾸준함을 보여줄 수 없다.



 2002년. '결과가 최고다'란 헛된 논리로 FC 코리아팀으로 운영되던 국가대표가 만들어낸 허상은 한국축구를 기형적 존재로 만들어놨다. 케이리그는 여전히 발전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한국축구가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건 케이리그가 이제서야 강등제를 실시했을 만큼 발전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홍명보는 케이리그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명주를 수비형으로 돌려 한정된 움직임만 하게 하는 기괴한 용병술이나 김신욱을 헤딩만 하는 셔틀버스로 활용하는 머저리 같은 전술이 튀어나왔다. '무전술'로 유명하던 모 감독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진 않았다. 반면, 자기가 올림픽 당시 데리고 있었던 선수들은 잘 파악하고 있었다. 대체로 유럽파가 되어 있는 그들의 수준도 꽤 높아서 그대로 데려가면 일정 이상의 성적을 내리라고 보는 안일함 역시 엿보인다.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를 뽑겠다던 원칙은 와장창 박살 났고, 축구선수로서 살아갈 생각이 있는지 알기 어려운 박주영은 그리스전에서 넣은 한 골만으로 대표팀의 수호신이 되었다. 소속팀에서 뛰기는커녕 부상까지 얻어 조기 귀국했는데, 선수 자격이 의심되는 그를 국가대표팀에서 전담관리까지 해주고 있다. 박주영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선수라 하더라도 소속팀에서 활약하지 않는 선수를 뽑는 건, 홍명보의 원칙 이전에 그래선 안 되는 하나의 '룰'이다. 소속팀에서 아무리 노력하고 활약해도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과 관계없다는 황당한 현실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지금 국가대표는 홍명보가 꾸리는 또 다른 FC 코리아다. 케이리그 선수들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더라도 뽑힐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고, 케이리그는 이렇게 내팽개쳐졌다. 적어도 현시점에서 아시아 최고 실력이라는 케이리그는 몇 되지 않는 유럽파와 아예 뛰지도 않아 축구선수 자격조차 의심스러운 어떤 선수에 의해 더럽혀졌다.



 '결과가 최고다.'


 이 표현은 어쩌면 틀렸다. 지금 홍명보에게 결과란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인데,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한국축구는 15년 이상 퇴보한다. 박주영이 월드컵에서 골이라도 넣었다간 20년 이상 퇴보한다. (이유는 앞서서 자세하게 설명했으므로 또 언급하지 않겠다.) 이게 결과란 말인가? 케이리그를 멸시하고 비웃어도, 운이 좋아 결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그걸로 OK라는 머저리 같은 생각 방식이? 어차피 대중은 케이리그가 어떻게 되든 신경 쓰지 않는다. 홍명보가 좋은 성적을 내면, '아싸 역시 홍명보!'를 외치며 환영할 것이다. 그게 겉만 번지르르한 사상누각이라 해도 당장 성과만 보이면 좋아할 것이다. 그래놓고 사상누각이 무너지면, 뒤늦게 비판만 잔뜩 하겠지.


 지금 홍명보를 지지한다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은 한국축구를 사랑하지 않는다. 축구를 사랑할 순 있어도 한국축구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좋게 봐줘서 한국 국가대표까지는 사랑한다고 해두자. 지금 유럽파들 대다수가 케이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란 '진실'을 잊어버리긴 했어도 국가대표는 사랑해줘서 참 기쁘다. 더럽게 기쁘다.


 홍명보. 그는 한국축구를 죽이기 위해 탄생한 악마다. 2002년 그토록 사랑했던 홍명보가 이토록 증오스럽게 느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 예전엔 황선홍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으면 어떨까 싶었는데, 이젠 절대 안 된다. 먼저 포항 스틸러스의 열혈한 지지자라서 안 되고, 홍명보 다음으로 국가대표 감독이 되어 성과를 냈다간 국가대표만 잘 되면 OK라는 쓰레기들이 계속해서 들고 일어날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케이리그의 신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포항 스틸러스의 현란한 기술 축구를 계속해서 보고 싶다.


+) 홍명보의 행보와 홍명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명박근혜의 행보와 그들을 지지하는 51.6%가 떠오른다.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사상누각도 OK. 결과만 좋으면 OK. 부패해도 OK.앞의 이익을 쫓다가 큰 이익을 놓쳐도 OK. 뿌리부터 차곡차곡 다져나가는 방식은 NO!! 실력이 뛰어난 이를 활용하지 않거나 활용할 줄 몰라도 OK. 장기적 시야를 지니고 꾸준히 노력하는 건 NO!! 딱 그들의 모습이 아닌가!


+) 물론, 케이리그 선수들은 유럽파 중에도 극소수를 제외한 해외파 선수들과 비교해서 부족한 부분이 조금도 없다. 오히려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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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쭈니러스 2014.05.11 10:24 신고

    공감가네요... 팬분들은 케이리그를 외면할지 몰라도 적어도 감독은 케이리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했는데 글을 보니 그랬는지가 의심스럽네요^^

  2. BlogIcon smkrainbow 2014.05.11 14:39 신고

    진짜 잘해도 문제네요.. 분명 지금까지 홍감독 하는걸 보면 답답하기만한데 좋은성적이라도 거둔다면..진짜 안봐도 비디오고 상상만해도 벌써부터 꼴뵈기 싫네요

  3. 베리알 2014.05.11 15:02 신고

    결과만을 중요시할 때 나타나는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죠.

    과정보다 결과만을 추구하다 못 해, 결과만을 바라보는 상황이 되었을 경우,
    어쩌다가 소발에 쥐잡기로 좋은 결과가 드물게 나올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우연의 결과를 위해서 수많은 망가진 과정이 존재하게 되지만...
    결과만을 바라보기보단 과정에 주안점을 둔다면,
    결과의 좋고 나쁨과는 별개로 튼튼한 과정들이 남게 되죠. 이게 시스템이란 것이구요.

    대한민국은 그래서 이상한 결과(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이나 온 국민이 단결한 기적,
    실력 이상을 발휘 등등 여러 미사여구로 포장해서 선동의 도구로 사용하지만
    결론은 그저 이상한 결과물이죠)에만 매달리는 이상한 시스템이 상식이 되았고...
    결국 시스템 자체가 이 모양이니 맨날 대형사고에 인재가 안 나는 게 이상하고 말입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4.05.12 07:34 신고

      과정을 짓밟아 놓고 결과만 좋아버리면..
      다음에도 이렇게 하면 된다는 멍청한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축구계가 힘을 합쳐서 월드컵에 매진해야 한다는 소리가 아직도 나오는 걸 보면 참 우리나라 축구계도 후진국입니다.

  4. BlogIcon RGM-79 2014.05.11 15:54 신고

    축구쪽을 보면 신기한 게 '당위'과잉이랄까..
    오히려 생활체육으로는 확고한 축구가 이쪽으로는 야구한테 밀리는 이유가 되는 거 같아요.

    프로가 1년 늦었고, 지역화도 늦었다는 분석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2002년 후를 설명하지 못하거든요.
    그렇다고 축구 위상이 허상이냐..
    요즘 야구 신인이 튀지 못하는 게 02년 키드들은 축구로 몰려 생긴 현상이니까요.
    (베이징 키드가 신인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훌리건 이전에 그런 당위가 라이트팬이 될 수 있던 사람들의 숨을 막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월컵 한 번 떨어지면 좀 차가워질까요?
    아님 그것조차 야구탓하며 더 망가질까요?
    홍명보를 둘러싼 문제도 거기에서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4.05.12 07:37 신고

      큰 무언가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한다는 개소리도 나오고..
      아무래도 세계적인 종목이라 그런지 케이리그 좋아하는 사람은
      축구 잘 모르는 사람이란 개소리도 나오고...

      홍명보 같은 쓰레기가 나온 건 사실 전부 자칭 축구팬들의 찌질함 탓이 아닐까 합니다.

  5. 황엽 2014.05.11 21:24 신고

    전 축구보다 야구가 더 좋습니다. 왜냐면 전 비긴다는 개념자체가 너무 싫어요.
    암튼 역대 국대감독들중에 해외리그에서 뽈을 차본 애들이 몇이나 되죠?

    쪽국까지 넣어주긴 실치만, 설령 낑가준데도 몇 안되는거 압니당.
    명보 쟤도 빅리그(축구도 이런 표현을 쓰겠죠?)에서 얼매 모띤거 앏죠.
    그래도 올림픽에서 동메다릴 딴 전과땜에 본프레레처럼 국대감독을 하더만요.
    결국 '어중간한 쩌리'가 쟤의 포지션입니다.

    1대1 찬스를 3번쯤 몰아주고 1번만 넣어도 성공!! 이게 밍보의 계산일걸요?
    어차피 16강 탈락은 기정사실입니다. 허접무도 돌팔매를 맞고 뒈지질 않았죠.

    사설이 길었는데, 제가 원래 언급하려다 망한 비유는 양산박입니다.
    급시우 송강이 짱먹기 전엔 백의수사 왕륜, 탁탑천왕 조개가 총두령이었죠.
    둘 다 그릇이 아니어서 임충에게, 글고 버터구이는 마침 전투중에 뒈졌네요.

    선장이 개차반이면 배가 침몰한단 교훈은 이제 이론조차 넘어선 현실이 됐는데
    왜 우기면 그 시행착오를 모두가 '숙명'으로' 감수하려 드는지 이해불가입니다.ㅉ

    • BlogIcon 즈라더 2014.05.12 07:38 신고

      올림픽 동메달.. 솔직히 그 전까지 보여준 모습을 기억해보면 정말 엉망진창이었는데, 무슨 신기루처럼 대중에 작용하는 걸 보니..

      16강 탈락하는 게 최선이지만, 운이 좋아서라도 16강에 진출했다간 정말 끝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토할 것 같아요. ㅠㅠ

  6. 한국축구 2014.05.12 04:54 신고

    냉정하게 말해서.....아시아용이죠...이동국만 봐도 답이 나오죠. 아무리 케이리그에서 잘 해도 유럽 쪽으로 가면 쩌리 수준인데....그래도 그나마 유럽에서 쩌리라도 한 선수들 선발하는게 괜찮죠.

  7. BlogIcon 무념이 2014.05.12 14:08 신고

    선수를 뽑는 것은 감독의 선택이겠지만.."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를 뽑겠다"가 무너진게 문제인 것 같아요. 무슨 짓을 해도 결국 서울대 나온 사람을 뽑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8. BlogIcon 원담매 2014.05.16 23:09 신고

    축구만 보시지 않는 입장에선 모르는 부분을 갖고 계신 건 당연한데 많은 부분이 사실일 것 같으나 박주영은 사실 전술상 원톱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선발해서 기량을 회복하길 기대한 것으로 보이고요 선수단구성에는 정당성의 문제가 없어보이나(가장 잘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을 뽑은 것일 뿐이기 때문에) 한국축구가 'FC 코리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문제라고 봐야할 것 같네요

    • BlogIcon 즈라더 2014.05.17 20:03 신고

      원톱에서 가장 효과적이란 말은 홍명보 식의 원톱 얘기시겠죠.
      아니. 애초에 여러 전술을 해볼 생각도 안 한 걸 보니 이 양반은 처음부터 올대로 가려 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가장 잘 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이라뇨.
      뽑힌 선수들의 7할이 잉여자원입니다.

      저보다 축구 많이 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

  9. BlogIcon ㅁㅁ 2014.06.03 12:24 신고

    한국사회의 병폐가 고스란히 한국축구에 묻어있다고 봐요. 그야말로 대한민국 축소판이죠. 꿈을 가지고 목표를 달려가는데 온갖 편법으로 그 자리를 강탈해버리는 자가 생긴다면 결국 실력보다 편법으로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거대한 시스템이 붕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것이구요. 정당한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고 귀국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러한 관행이 성공한다면 옳은길인줄알고 계속 반복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