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조금 더 강하게 나갔다면 어떨까. 끔찍한 범죄로 중형을 선고받은 수감자들을 모아 경찰이 해결할 수 없는 사건에 접근해서 단죄한다. 여기서 단죄의 방식으로 살해를 택했다면, <나쁜 녀석들>의 에너지가 조금 더 강렬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나쁜 녀석들>은 범죄 해결 자체가 아닌, 수감자들의 갱생을 목적으로 한 탓에 단죄만은 법의 심판에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작품의 성격이 악랄한 범죄를 향한 응징보다 주요 캐릭터들의 변화에 집중되는 바람에 다소 모호한 결과물이 되고 말았다.

 

  적아를 구분하지 않고 한 번 물면 안 놓아줘서 미친개란 별명을 얻게 된 형사.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모를 살인청부업자, 멘사에 가입된 천재 사이코패스. 서울을 24일 만에 장악하며 세상을 공포에 떨게 했던 조직폭력배. 이런 화려한 맴버를 모아놓고서 결국, 하는 건 폭력 하나뿐이다. 퍼즐을 맞춰나가는 게 아니라 폭력에 폭력을 더해서 조사해나간다. 그 결과 멘사 회원이라던 천재 사이코패스 이정문의 위치가 붕 뜨면서 캐릭터의 기능적 개성을 잃었고, 자연스레 퍼즐이 풀려갈 때의 쾌감 역시 사라졌다.

 

  수사의 쾌감과 단죄의 폭력성을 깨끗하게 포기하고 택한 주요 인물들의 갱생은 나름 그럴싸하다. 그들이 수감된 이유부터 시작해, 얽히고 설킨 여러 갈래를 플래쉬백 기법을 통해 조금씩 전달하면서 현시점의 감정과 함께 서술한다. 아마 <나쁜 녀석들>이 인기를 끈 결정적 요인이 이 부분이었을 것이다. 또한, 유미영 경감을 제외하면 모두가 범죄자인데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정문을 중심에 두고 진행한 덕에 의도적으로 반전을 꾸미지 않아도 반전처럼 느껴진다. 모든 순간이 의심이다.

 

  처음 의도가 이런 거였다면, 차라리 조선족의 통나무 장사 사건에 조금 더 집중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서 그럭저럭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오원춘 사건과 <공모자들>을 참고한 조선족 슬라이스에피소드다. 실제 있었던 사건인데다 무법촌이 되어버린 중국인 밀집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폭력에 일가견이 있는 그들의 행동이 매우 유혹적이다. 적어도 이 에피소드까지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사건의 핵심에 접근한다는 컨셉이 유지되었기에 <나쁜 녀석들>만의 무언가가 있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사건보다 사람그것도 주연들에 집중한 현상이 마음에 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본 이들도 이 사실엔 어쩔 수 없이 동의할 거라 본다. <나쁜 녀석들>의 수사팀이 수사를 벌일 수 있게 하는 권력과 보안에 대한 서술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일단, 등장인물들을 엮는 도구가 이상하다. 그들이 교도소에서 나와 팀에 합류하는 조건은 감형인데, 그 감형을 해주는 존재가 경찰청장에 불과하다. 감형을 해주려면 검찰, 재판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법임에도 그런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그런 과정을 거쳤을지도 모른다고 여기기엔 두 가지가 이를 부정한다. 먼저 검찰은 그들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또한, 후반부에 경찰청장과 연관된 어떤 이유로 그들의 감형이 취소될 수 있음을 언급한다. , 모든 게 경찰청장의 독단으로 이루어졌다는 의미다.

 

  그들의 존재 즉, 보안에 관해서도 문제가 있다. 그런 무자비한 폭력을 저질러서 잡은 범인을 깨끗하게 경찰에 넘겼는데도 세상이 그들의 존재를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들이 은밀함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았기에 오재원 검사의 대체 누굽니까?”란 질문도 우습게 들린다. 온갖 난동을 다 부려놓고 정체를 밝히란 얘기에 당혹해 하는 오구탁, 유미영, 남구현의 태도 역시 비상식적이다.

 

  이렇게 수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나쁜 녀석들> 두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는 건 11부작 대부분을 그들의 개인사에 집중했으니, 이제 사건 자체에 집중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유야무야 지나가 버린 이정문과 양유진의 에피소드를 비롯해 조금 더 아기자기한 인간관계를 다룰 여유가 생겼고, 정태수가 보여준 흥미로운 액션도 계속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수사에 접근하는 방식엔 매력이 없었지만, 캐릭터의 성격 연출은 자연스러웠으므로 이 장점만 꼬집어 계승한다면, 더 큰 성공을 거둘 거로 생각한다.

 

  두 번째 시즌엔 앞서 언급한 것들과 함께 독창적인 무언가를 보여주길 바란다. 사실, 이번 시즌엔 <저지 드레드>, <추격자>, <잭 리처> 등 여러 영화를 쫓는 바람에 독창성이 거의 없었다. 이건 단점에서 그치지 않고 작품의 정체성에도 손상을 입히는 측면이라 묵과할 수 없다. 꼭 쫓아야 한다면 <온리 갓 포기브스><악마를 보았다>와 같은 성향의 작품이 좀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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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BlogIcon 광주랑 (2015.01.13 19:14 신고)

    안녕하세요 광주공식블로그 광주랑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광주랑 블로그에도 한번 들러주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BlogIcon 즈라더 (2015.01.15 09:57 신고)

      제가 광주를 아끼기에 말씀드리는데,
      이런 식의 홍보는 역효과만 불러일으킵니다.

  • 베리알 (2015.01.13 21:42 신고)

    개인적으로는 초반부터 이미 이들이 왜 모였는지 그닥 느낌이 안 와서
    어느 정도 화제였음에도 그냥 거기서 그만...이었는데,
    그래도 그 2화에서의 강렬한(!) 옷차림 처자는 인상적이었습니다. (^^;;;)

    • BlogIcon 즈라더 (2015.01.15 10:01 신고)

      어떤 처자인지 궁금해지지 말입니다.
      혹시 황승언...? +_+ 황승언 정말 예쁘죠. 연기도 기가 막히게 잘하고.
      <스웨덴 세탁소>를 닥본사하는 덴 송하윤, 배누리, 황승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_+

  • 손님 (2015.01.14 05:01 신고)

    저도 범죄자가 나온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어쩡쩡한 액션물로 흐지부지되더군요

    진짜 제대로 된 쎈 작품을 보기 원했는데 캐릭터부터 귀엽다 보일 정도니
    제대로 실망했습니다

    그냥 처자보는 맛으로 간간히 보는 .....

    두번째 시즌도 나온다니 웬지 망의 느낌만 드는군요

  • BlogIcon 시렌 (2015.01.15 19:28 신고)

    설정을 보면 재미있어야 정상인데 단죄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갱생을 목적으로 했다니. 이 부분이 단점이네요.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까닭은 현실에서 느낄 수 없었던 짜릿한 희열을 추구하기 때문인데 드라마에서 것도 케이블 드라마에서 범죄자들을 상대로 인권이라는 이상론을 이야기하다니.

    • BlogIcon 즈라더 (2015.01.17 11:47 신고)

      범죄자의 갱생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갱생입니다.
      뭔가 제가 글을 오해하도록 썼네요. ㅠㅠ

  • 신수갑산 (2015.01.17 08:30 신고)

    아쉬운 점이 많은 드라마였습니다. 시즌제로 가는 미드도 이렇게까지 주요 배역들의 갈등을 다 해결하고 가지 않고 언제나 떡밥을 던지면서 끝납니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에 나오는 떡밥이 다음시즌으로 갈때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일까요... 저는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마지막에 이정문과 오구탁에 대한 단서를 조금 던지고 끝났다면 어떠했을까요... 그리고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점차 너무 사건이 아닌 주요 배역의 갈등에만 신경쓴 나머지 정작 나쁜녀석들이 해결한 사건이 기억이 잘 나지 않게 되어버린 문제점도 발생하였습니다.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5.01.17 12:01 신고)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다만, 이제 주인공들 이야기가 끝났으니까
      사건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두 번째 시즌을 기대하고 있어요.

  • BlogIcon 이명주 (2015.03.08 10:00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이슬여왕이랑고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는지 늘 항상 궁금했어요 제가 님 블로그에 처음으로 들리게 되어 정말로 영광입니다
    저도 나쁜녀석들 드라마 봤는데 정말로 재미있게 잘 봤던것 같애요 계속 봤도 질리지가 않았서 너무 좋아요 앞으로 나쁜녀석들 시즌 할때 많이 챙겨 봤야 할것 같애요 저는 나쁜녀석들 드라마중에 이정문역을 맡아던 박해진 정말로 멋있고 잘생기고 연기도 잘하고 완전 대박이예요 박해진 나쁜녀석들 시즌2에 나와습면 좋게서요 꼭 보고 싶다

  • BlogIcon 이명주 (2015.03.15 22:50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이슬여왕이랑고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는지
    제가 요즘 나쁜녀석들 드라마 푹 빠져 버렸네요 나쁜녀석들 드라마 재미있게 잘 봤어요 계속 봤도 질리지가 않았서 너무 좋아요 나쁜녀석들 시즌2꼭 했습면 좋게서요

  • TripleAAA (2016.04.23 00:17 신고)

    용두사미라고는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봤었습니다. 시즌2가 나온다니 기대되네요. 그리고 천재 사이코패스 뭔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드라마 작가가 천재가 아닌 이상 아무리 머리를 굴린다고 해도 그 천재를 표현해 낸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만화책이 아닌 제한된 상황의 현실에서 천재성을 그려내야 하는데 단순 숫자계산기 이상의 천재를 영상에 표현해 내기란 정말 어렵죠. 영화라면 2시간의 러닝타임에 강력한 한방만 준비하면 될텐데 드라마는 너무 길기도 하고요. 드라마를 보면서 그냥 화끈하게 한두발짝 더 앞으로 나갔으면 했는데 우리나라 방송이다 보니 제약이 많아서 그런가 아니면 제작비가 더 들어가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면 처음 확 끌려서 보게됐던 작품이니 만큼 아쉬운도 많았습니다. 시즌2를 한다고 하니 이왕 나온 시즌1의 요소들을 이용해서 시즌1의 설정부터 시작해서 왜 그렇게 구성되었는지 납득?이 가게 만드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블로그 메뉴들이 예전처럼 돌아왔네요. 요즘 여러가지로 테스트 중이신가봐요. 다른건 몰라도 글 아래 썸네일 만큼은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 아래 썸네일들을 보고 다른 글들도 많이 보게 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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