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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의 주인>은 살육의 순환을 상당히 잘 다룬 만화다. 100명을 벤 무사가 불사의 몸을 갖고 떠난 여정이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에 절정을 이룬다. 그 넓은 에도에서 당연하다는 듯 꾸준히 마주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억지스럽지만, 그렇게 시작된 아비규환이 매력적이라 잊어줄 수 있다.


 작화 디테일이 상당히 안 좋다는 점, 마지막회까지도 액션 연출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문제다. 이렇게 된 데엔 등장인물 대부분이 '검술'보다 '체력'에 의지한다는 점이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혈선충에 의해 상처가 거의 즉시 치료되는 만지야 설정이 그러니 그렇다 치지만, 치명적인 곳에 칼을 맞거나 꾸준히 찰과상을 입어가며 혈투를 벌이는 다른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사실은) 모두가 몸 안 어느 곳에 혈선충을 숨기고 있는 것 아닌가 싶게 한다. 그런 액션을 추구하니 합과 합이 맞아떨어지는 방식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베르세르크>나 <베가본드>가 그랬던 것처럼 <무한의 주인>도 후반으로 갈수록 '자기성찰'에 집중하는 성향이 짙어진다. 오프닝에서 악당 1000명을 베어 속죄하겠다던 만지의 다짐부터가 성찰의 대상이다. 복수의 칼날엔 눈이 없는 법이고, 심지어 여주인공인 린의 복수 대상자 중엔 (살인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면) 악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재생과 부활을 반복하면서 선악과 같은 인간성을 위선으로 여기게 된 만지와 다르게 린은 그저 평범한 사람. 성찰이 없을 수 없다.


 <무한의 주인>의 선악 구분이 후반부로 갈수록 모호해진 것은 작품의 방향성이 바뀐 결과물이기도 하다. 애초에 100명이나 되는 관원을 참살했을 정도로 뛰어난 검술을 지녔다는 설정의 만지가 혈선충의 도움을 받게 된 뒤로 너무 약해졌다는 것부터가 방향성 전환의 증거물. 중반부 린과 아즈나 카게히사가 기묘한 동거를 거듭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전환이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검무를 기대하면 불호, 혈투를 기대하면 호다. 만약, 자신이 온갖 무기로 벌어지는 혈투에 끌리고 있다면, <무한의 주인>은 휘갈긴 것 같은 작화와 피비린내 나는 액션으로 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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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5.05.15 06:29 신고

    처음 봤을 때 진짜 와~
    이야기가 진행되며 오~
    자르고 붙이고 하면서 하아... ^^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가득하지만, 작가의 한계인지 언급하신 것처럼 그 넓은 에도에서
    필요할 때마다 맨날 마주치는 인물들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점이 아쉽고... 하나 덧붙이자면
    꼭 최악의 선택, 상황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느낌인 것도 좀... ^^

  2. BlogIcon 정문 2015.05.25 14:11 신고

    후반부로 갈수록 선악이 모호해졌다 하셨는데
    그건 아닌거 같네요. 처음부터 아노츠는 아사노가의 습격이유를 조부의 원한때문인걸 밝혔습니다.
    린의 관점에서 극이 진행됬기 때문에 아노츠가 악인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대결은 일도류의 신조대로 1대1 이었고
    그의 부모를 죽인건 시즈마였어요. 그리고 시즈마는 악인답게 일도류사냥에서 첫번째로 당했구요. 읽어보셨다면 알겠지만 작가가는 만화시작부터 선악을 구분짓지않았습니다. 린이 만지를 찾아와 악인들에게 복수해달라고 할 때 만지는 말하죠. 너의 복수의 대상일뿐, 선악의기준을 지을순 없다고 린의 첫부탁을 거절합니다. 다시한번 읽어보시고 작가가 무엇을 전하려했는지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네요^^

    • BlogIcon 즈라더 2015.05.26 00:20 신고

      1:1 신조.. 단체로 우르르 몰려가서 겁박해놓은 뒤 부하들이 쓰레기 짓을 하는 걸 방조 혹은 용인한 리더가 악인이 아니라구요? ;;;;;;

  3. 발도 2015.10.26 19:35 신고

    에도시대 검사들이 나오는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검술에 대해 정말 무지하다는게 저에겐 불호였습니다.
    주인공이 100명을 밴 무사였다는 설정이라는데 솔직히 검에 검자도 모르는 사람 같습니다..
    고이케 카즈오&코지마 고요세키의 만화에 비하면 정말 한숨만 나오더군요..

  4. 흐음 2016.01.16 20:24 신고

    합과 합을 맞추는 액션 연출은 연출일뿐이죠..
    연습이나 연기가 아닌 이상 합과 합이 맞아 떨어지는 영상미를 싸움에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되네요.
    그래서 무한의 주인에 액션이 참 좋더군요.
    피와 살이 난무하고 결국에는 살아남은놈이 강자가 되는 그런 세계 말이죠.
    선악이라는 것은 상대적일수 밖에 없지요.
    일도류의 입장에서는 뛰어났던 초대문주가 혈연계승의 희생물로 문파에서 쫓겨나 평생 음지에서 살아야 했으니까요.
    그의 후손들까지 말이죠.
    일도류는 1:1신조가 아니라 실력우선주의 입니다.
    초대문주의 원한이 담긴 원칙이죠. 그렇기에 싸움실력이 되고 뜻만 맞으면 어떤 출신이든 어떤 짓을 하던놈이던 가리지 않고 받아들였던거죠.
    상황적으로도 좋은가문,부귀한집의 자식들을 제자로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구요.
    아노츠 카케히사가 린의 보복공격을 받고도 살려주면서 말하죠.
    너는 이미 일도류에 근접한 사람이라고요.
    목적을 위해 자신의 본류를 버리고 암기를 선택한 린은 이미 일도류의 신념을 실천했던거니까요.
    일도류가 떼로 몰려왔지만 이미 린의 아버지는 아노츠 카케히사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싸움의 뒤처리에 흥미도 없었습니다.
    린의 어머니가 일도류패거리에 당한것은 선대의 업보에 가깝죠.
    떼강간 하는 부하들을 방임하는 놈이 나쁜놈이다 라고 하기에는
    아노츠가문이 겪은 시련과 고통도 가볍다고 못하겠지요.
    아노츠 카게히사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등장하지 않는것이 이런 상황을 암시하는 듯하기도 하구요.
    어린 카게히사가 들개와 싸우도록 내몰정도로 그의 조부를 망가뜨렸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