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예약엔 사전 예약과 일반 예약이 있다. 사전 예약은 한정 물량에 한해서 출시일보다 일찍 받아볼 수 있고 여러 사은품이 동봉된다. 일반 예약은 말 그대로 출시일에 받아볼 수 있도록 예약하는 것으로 사소한 사은품이 추가된다.


 개인적으로 대리점가서 이것저것 얘기하고 따져보고 설명 듣고 그러는 게 귀찮아서 예약으로 구매하기로 했고, 본래 사용하던 통신사인 KT의 올레샵에 일반 예약을 했다. LG로 바꿔볼까 생각하다가 가족 결합 상품 등으로 전화, 인터넷, 핸드폰 세 대가 모두 합쳐져 있어서 이래저래 복잡해지고 비용이 늘어나는 것 같아 포기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 상품을 쓰고 싶지 않았음에도 비용과 가족의 반대가 겹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타의로 결정한 것에 지금 굉장한 스트레스로 되돌아왔다.



 일반 예약자의 대다수가 출시일인 21일에 핸드폰을 받지 못 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물량이 부족해서 받지 못 했다'는 추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21일이 되자마자 KT 매장에서 아이폰7을 구매한 이들의 인증이 무더기로 올라왔으니 물량이 부족했다는 건 정확한 원인이 아니다. 이 사태의 원인은 KT가 대리점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돌린 탓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처음부터 대리점으로 돌릴 물량과 예약자들에게 보낼 물량을 나누어놓았던 게 아닌가 한다. 그게 아니면 출시 후 대리점에서 구매한 사람이 예약자보다 빨리 아이폰7을 만져볼 수 있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다.


 기사에 따르면 일반 예약자에게 주라고 대리점에 배급한 사전 물량을 대리점 측이 마음대로 현장 구매를 위해 찾아온 손님에게 내주었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닌가하는 추정이 있다. (유심칩을 비롯한 등록 문제를 고려할 때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마땅히 문제가 되어 해당 대리점과 관련자가 징계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같은 기사에서 KT의 반응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 한 수준이었다.


[KT 측은 이에 대해 사전 예약자와 일반 예약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KT의 설명에 따르면 KT가 준비한 사전예약 물량은 5만대다. 5만대는 9시 15분 조기 완판 됐다. 이후 10시 30분부터 일반 예약 물량이 풀렸다는 것이다.KT 관계자는 "사전 예약자는 선착순으로 5만명까지 받았다"며 "선착순으로 만료된 후 공지를 통해 10시 30분 이후 예약자들은 일반 예약자라 10월 21일부터 순차적으로 발송된다는 점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일반 예약자들이 대리점에서 현장 구매한 사람들보다 늦게 받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불쾌해하는 것임에도 KT는 불만을 표출한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예약을 했는지 잘 모르고서 클레임을 거는 거라며 비웃고 있는 셈이다. 괜히 사회적 악덕 기업인 게 아닌 모양이다.




 물론, 글쓴이가 겪은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출시일인 21일로부터 4일이나 지난 25일. 새로운 물량이 입고되었는지 일반 예약자들에게 배송된다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26일엔 우체국 측에서 택배가 배달될 예정이라는 연락이 왔다. 기다렸던 아이폰7을 만져볼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 26일 저녁 7시경 아이폰7이 오지 않았음에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의 통신 연결이 끊겼다.


 사용 중이던 유심칩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고 기기변경을 할 경우 새로운 핸드폰에 기존 유심칩을 넣고 기기 정보가 맞아야 통신 연결이 된다. 26일 도착 예정이었던 핸드폰이므로 26일 바로 개통 절차를 밟아서 통신이 끊긴 모양이다. 개통을 미뤄달라고 연락하면 미뤄주지만, 택배가 안 올 거라고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기에 그럴 타이밍을 놓쳤다.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해서 택배사에 연락을 했고, 택배 기사와 잠시 실랑이를 벌였다.


 택배 기사는 집에 사람이 없어서 문 앞에 두고 간 데다 핸드폰이 아닌 책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문 앞에 책은 없었다. 또한, 근래 책을 주문한 적이 없었기에 이 사실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요청했다. 기사는 집이 상가 건물이라 독특한 데다 그 근처에 가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틀릴 리가 없다며 오히려 내게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결론이 보이지 않는 대화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문득 택배를 제대로 배달하지 못 한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글쓴이가 던진 질문의 의미를 잊은 게 아닌가 싶어진 글쓴이는 다시 한 번 기사에게 물었다.


 "제 택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언제 도착하는지 알고자 연락을 드렸는데, 왜 자꾸 도착했다고 결론을 내리고서 말씀하시죠? 배송 조회를 해봐도 미배송으로 뜨는데요."


 기사는 잠깐 멈칫하더니 찾아보고 다시 연락주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10분 뒤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 기사의 반응이 가관이다.


 "집에 아무도 안 계셔서 물건 가지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핸드폰은 싸인을 받아야 하는 지라 집에 사람이 없으면 안 됩니다."


 집에 사람이 없었을 리 있는가. 글쓴이는 프리랜서로 밥 벌어먹는 터라 집에서 죽자사자 타이핑하고 있다. 25일 밤을 새고 일을 하는 바람에 자느라 문 두드리는 소리를 못 들었나보다고 여기려 노력해봤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집 전화와 핸드폰을 어느 쪽으로도 전화 한 통 없었다. 심지어 문자조차 없었다. 기사에게 이 사실을 지적해봤지만, "집에 문을 여러번 두드려도 없던데요 뭘.."이란 모호한 대답만 들어야 했다. 즉, 현재 본문을 작성하는 시간에 글쓴이는 핸드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이렇게 KT와 택배 기사의 협연으로 매우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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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손님 (2016.10.28 00:19 신고)

    일단 위로 드립니다

    택배쪽은 기사와 싸우는 것보단 회사에 직접 따지세요
    그 외 소비자 관련쪽으로 신고하시던지요

    그게 효과 큽니다
    보니 저 기사가 그냥 개념이 없는 놈이네요

    물건은 잘 받기 바랍니다

    KT쪽은 저도 예전에 그쪽 사용자였다 학을 띠고 버린 곳이라
    공감가네요

    정말 욕도 아까운 쓰레기라는.....

    저도 폰교체 생각했는데 삼성은 폭망....
    그래서 교체없이 쓰기로 했는데

    고생 많으시네요

    어서 문제가 풀리시길....

    • BlogIcon 즈라더 (2016.10.29 00:38 신고)

      물건이 인질(?)로 잡혀 있는 꼴이라.. 차마 그럴 수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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