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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조협려 2014>는 여배우 캐스팅이 상당히 괜찮았죠. 비록 소용녀 역할에 진연희를 캐스팅하는 바람에 이막수에게 털리는 소용녀라며 욕을 먹긴 했지만, 본래 진연희 본인도 대만을 넘어 한국 남성의 가슴마저 설레게한 '첫사랑'으로 명성을 떨친 배우니 만큼, 그저 (진연희만) 역할 분배에 실패한 거로 보면 될 겁니다. 그런 진연희를 제외하면 여배우들 대부분이 제 역할을 잘 찾아 원작 <신조협려> 느낌을 그대로 살렸는데,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던 배우가 있다면 정영 역할의 조한앵자(자오한잉즈)되시겠습니다.


 처음 등장은 언제나처럼 가면을 쓰고 나오는데, 가면을 써서 눈만 보이는 그 상황에서도 소설 속 정영의 이미지를 뽑아다 실사로 던져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가면을 벗으면 또 별로일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놀랍게도 가면을 벗으니 오히려 조한앵자란 배우의 신비로운 눈빛과 연기력이 빛을 발하더군요. 미세하게 각진 턱선과 뾰족하게 나온 턱 끝이 일반적 미인과 다른 분위기를 내면서도 완전 하트 모양의 입술로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더라고요. 정말 많이 많이 놀랐습니다.


 조한앵자는 연기도 놀랍더군요. 보통 때엔 따뜻하고 정갈한 눈빛을 하다가도 양과와 대화할 때는 환희에 차서 어쩔 줄 모르지만 꾹 눌러 참는 듯한 눈빛을 펼치는데 보는 제가 설렜습니다. 필요한 순간에 확연히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는 거,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이런 연기 해내는 배우 30대에 접어들어서도 많지 않아요. 물론, 어쩌다 보니 정영 역할에 딱 맞아서 좋은 연기를 펼친 걸 수도 있지만요.


 

 이렇게 <신조협려 2014>는 조한앵자를 비롯한 여배우들 대부분 다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작품 자체엔 문제가 많네요. <신조협려> 자체가 사랑 이야기긴 합니다만, <신조협려 2014>는 그게 좀 과해서 독고구검이 자기 사랑이야기를 구구절절 편지로 남겨놓기까지 했습니다. 어처구니 없어서 입을 떡 벌린채 봤지 말입니다. 딱히 원작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터라 <사조영웅전 2008>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건 정말 아니었어요. <소오강호 2013>에 이어서 김용 원작 무협 소설이 쓰레기로 리메이크된 걸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액션이라도 좋으면 참 괜찮겠는데, <신조협려 2014>의 액션엔 헛점이 많아요. 무술의 합이나 초식의 표현이야 드라마니까 넘어가겠는데(오히려 드라마치곤 구체적인 합이 꽤 잘 맞아떨어져서 괜찮은 편에 속하죠), 누가 더 강하고 약한지 제대로 묘사를 안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막상막하로 싸우길래 '아, 이번 리메이크는 두 사람의 실력이 비슷하게 나오나보다'라 생각했는데, 캐릭터가 "니가 나보다 훨씬 쎄구나"라고 말을 하더군요. 이 컨셉(?)은 쭈욱 이어져서 막상막하로 치고 받다가 "쟤가 나보다 더 쎄니까 우리 같이 싸우자"라는 식으로 정리정돈하는 장면이 잦게 등장합니다.



 참고로 이번 리메이크에선 이막수와 황용이 처음부터 만납니다. 그리고 이막수가 황용에게 일방적으로 쳐맞.... 는게 아니라 아예 옷을 벗깁니다.(이막수 역할에 장신위를 캐스팅한 이유가 이건가?!) 황용이 이막수보다 강한 건 원작도 마찬가지지만, 본래 황약사가 해야 하는 일을 황용이 대신했다 할 만큼 무공 차이가 압도적이에요. 더 웃긴 건 수년 뒤 곽양을 안고 있는 이막수를 본 황용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건 양아의 포대기인데? 저자가 이막수인가보다!'


 하긴, 성희롱 피해자에겐 억울한 일이긴 합니다만, 가해자는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얼굴을 까먹을 수도 있겠지요. 잠시 뒤 두 사람은 원작에서처럼 맞붙어 싸웁니다. 그 사이에 황용이 무공 수련을 너무 게을리했는지 막상막하네요. 그리고 싸우는 도중에 흐른 이막수의 한 마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과 원한도 없고 처음 본 사이인데..."


 ............................피해자도 까먹는군요. 처음 만났을 땐 황용이 남장을 했단 설정이어서 그럴까요? 성희롱을 인생의 낙으로 삼는 쓰레기 여러분. 황용을 참고하세요.


 결국, 이미 인기 스타인 배우들을 제외하고 나면, <신조협려 2014>에서 남는 건 조한앵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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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7.05.16 09:14 신고

    캬 역시 캐스팅 논란이 너무 커서 그렇지
    그거 빼고 보면 장난 아니군요.
    하루 빨리 보고 싶긴 한데... 아래 발대본(...) 예를 들어 주신걸 보니
    뭔가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듯한 이 느낌은... ^^;;;

  2. 순수녀 2017.09.16 17:00 신고

    이막수가 이쁘다니 소용녀가 훨 매력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