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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무협이라는 게 다 고구마 단뜩 먹여놓고 나중에 물이나 사이다, 콜라를 주는 시스템 아니겠습니까? 한 번에 체증이 내려가는 그 느낌이 좋아서 무협 보는 사람도 많을 텐데, <신소십일랑>은 그런 게 없습니다. 굉장히 흥미진진하긴 한 전개의 연속이고, 할녹도가 숨겨진 건물에서 벌어지는 공방은 웬만한 영화보다 더 긴장감 있게 잘 연출 되었습니다만, 그놈의 고구마를 너무 많이 먹인다는 게 문제지요.



 고구마 먹이는 건 얼마 전 소개한 감정정이 맡은 심벽군입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이 아가씨가 하필이면 어릴 때부터 중독된 상태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고생만 잔뜩 합니다. 그리고 그 고생 보상 받지도 못 하죠.


 여기에 남자 주인공인 소십일랑은 삶은 단호박을 먹입니다. 처음부터 어느 정도 무공 실력이 있는 인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들을 멋지게 헤치울 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곳저곳에서 털리기만 할 뿐이죠. 김용 월드의 황약사나 양과처럼 천재라서 아예 자기가 무공을 창조하는 유형의 인물은 전혀 아니니 결국, 일반적인 무협의 주인공들처럼 기연을 만나 대박 터트려야 하는데, 기연을 만나긴 만나되 딱히 대박을 터트리진 않습니다. 애초에 비교할 대상 자체도 거의 없고요. 게다가 멍청하긴 얼마나 멍청한지, 천하제일의 도둑이니 영리하다느니 하는 표현들 들으면서 황당함만 느꼈어요.


 남녀 주인공이 이렇게 식도를 꽉 막아놓은 상황임에도 주요 등장인물 모두가 억울하고, 모두가 그 억울함을 풀지도 못 한 채 사라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긴시간 탐닉해왔던 무협 드라마들 통틀어도 <신소십일랑>보다 답답한 작품은 없었습니다.


 원작 <소십일랑>도 <신소십일랑>과 같다면 읽어 보고 싶단 생각이 안 드네요. 고룡의 소설이 저한테 안 맞는 건지, 아니면 리메이크 드라마들이 저한테 안 맞는 건지 확신은 없습니다만, <신변성랑자>의 스포를 듣고 나니 고룡의 소설부터가 저하고 궁합이 안 좋은 것 같아요. 고룡 원작 작품 더 보다간 체할 것 같아서 <신변성랑자>는 포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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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7.05.22 09:48 신고

    아...
    이건 제가 절대 봐서는 안 될 장르(?)로군요.
    헨타이사마 덕분에, 더 관심 갖기 전에 컷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