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항지>는 감독판과 극장판이 있는데, 극장판만 봐선 그리 훌륭해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곽부성의 캐릭터에 공을 들였다면 어땠을까 싶고, 사건 추적 과정이 지나치게 산발적이라 몰입하기 쉽지 않다.


 마음 꽉 잡고 간만에 리뷰를 써볼까 했던 영화인데, 생각보다 되새길 거리가 별로 없어서 당황했다.


 일단, 시체 훼손 장면의 특수효과 퀄리티가 상당히 떨어져서 작품의 무게감에 악영향을 줬다. 이런 유형의 영화에서 특수효과 퀄리티가 별로면 차라리 안 보여주는 게 낫다. 인형 느낌이 너무 들어서 참혹한 범죄에 충격을 받기는커녕 장난치는 거로 보일 지경이니 말 다했다.


 OST 사용을 지나치게 절제한 것도 문제. 초반부엔 긍정적 효과를 발휘했지만, 클라이막스와 엔딩에선 감상자의 감정을 끌어내는데 실패했다. 뗄레야 뗄 수 없는 영화와 음악의 상관관계를 무시한 건 큰 실수였다..


 물론, 지금까지 나열한 문제는 <기항지> 감독판에선 해결되었을 수도 있다. 영화는 5분만 추가해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데, 20분이나 추가되었다니 거의 환골탈태가 가능한 수준이다. 언젠가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이하 스크린샷은 <기항지> 홍콩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다. 누르면 커진다.




 잔혹한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 그런지 아니면 감독이 영상에 큰 애착이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날 것의 느낌이 가득한.. 한국으로 보자면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같은 느낌의 영상을 블루레이가 있는 그대로 살렸다. 일반적 기준에서 그리 좋은 화질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원래 이렇게 찍어놨는데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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