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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콘이란 회사가 있다. 체리사의 스위치 특허가 풀리면서 기계식 키보드 대란이 시작된 2016년부터 아는 사람만 아는 '가성비 최강의 키보드'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다. 가성비가 워낙 뛰어난 터라 꼭 체리 스위치를 써야겠다는 사람이 아니면 아콘의 제품을 써도 무방하다 할 만큼 제품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특히 현재 시점(2017년 9월 7일)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인 AK70이나 중저가형으로 스피드축을 사용해 제조한 퀵파이어 시리즈는 역대급 퀄리티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회사 제품들이 워낙 마감이 엉터리라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아는 사람들에게만.


 아콘의 키보드가 '아는 사람'에게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 회사에 마케팅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인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보통 PC의 주변기기 제조사는 다나와 상품평에 민감하기 마련이고, 담당 직원을 둬서 상품평 하나하나에 전부 댓글을 달아 피드백한다. 아콘이 출시한 제품이 그렇게 많지 않으므로 다나와에서 피드백을 담당할 직원이 한 사람 정도면 충분할 텐데 그것조차 하지 못 하는 건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하는 궁예질이 성립하게 한다. 또한, 인력 부족이란 추측이 맞다면, 지금부터 설명할 아콘의 AS 문제도 설명이 된다.




 현시점에서 아콘은 AS를 위한 소통이 거의 불가능하다. 일단, AS 센터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아콘의 AS 센터에 전화해본 사람의 9할이 연결이 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고, 가끔 연결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오전 중 수차례에 걸쳐서 전화한 끝에 연결되었다고 말한다. 아콘이 거대한 회사라서 AS 문의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물량을 유통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이상 전화가 밀려서 받지 못 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고, 그냥 전화기를 내려놓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의 직원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얼마 전까진 AS 센터의 이전으로 받지 못 했다는 변명이 통했는데, 이전을 몇주 동안 하는 게 아닌 이상 지금도 이전을 핑계 삼는 건 꽤나 비겁하다. 아콘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아콘처럼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회사의 제품을 알아보고 찾아서 구매할 정도면 일정수준 이상의 지식을 지닌 베테랑들이다.


 아콘은 전화만 연결되지 않는 게 아니다. 홈페이지가 일반적인 기업의 홈페이지가 아니라 쇼핑몰이라서 제대로 된 고객센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네이버 톡톡이란 앱을 주로 이용하는데, 이 앱을 이용해서 연락하면 전화하는 것보다도 훨씬 빠르게 문의할 수 있다. 그러나 앱을 따로 설치해가면서 연락해야 하는 불편함은 정상적인 회사가 추구할 만한 것이 못 된다. 네이버란 회사와 협약을 맺고 네이버 톡톡의 홍보를 위해 유도한 거라면 더욱 문제. 소중한 고객의 클레임을 담보로 홍보 협약을 맺은 거니 아주 못 난 방식이라 하겠다.


 보통 이런 현상은 사업을 접으려는 회사에서 나타나곤 하지만, 아콘은 지금 사업을 접기는커녕 사용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새 제품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AS 센터를 이전하는 것도 사업을 접는 회사가 할 만한 행동은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예질에 부채질을 하는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아콘이 이전한 AS 센터가 바로 얼마 전까지 한성 컴퓨터가 AS 센터로 사용했던 건물이라는 것.


 아콘은 오래전부터 한성 컴퓨터의 자회사가 아닌가하는 의혹이 제기되어 온 회사다. 구성이 상당히 비슷한 데다 사용하는 축, 스테빌라이저의 느낌마저도 비슷해서 기계식 키보드 사용자들은 거의 확정 사실로 여기고 있었다. 기계식 키보드에 대해 무지한 데다 사용한지 얼마 되지 않은 글쓴이로선 뭐라 말할 수 없는 영역인데, 확실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던 걸 보면 보통 닮은 게 아닌 모양이다. 이러한 추측을 아콘과 한성이 부정하면서 이야기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최근 카일사의 스피드축을 사용하는 키보드를 한성과 아콘이 같이 내놓으면서 다시 의혹이 증폭되었다. 카일 스피드축을 사용해 키보드를 만든 회사는 국내에 한성과 아콘 두 회사뿐이다. 이런 마당에 아콘의 AS 센터가 한성의 AS 센터가 있던 건물이라니 거의 확인 사살 수준 아니던가. 한성이 AS 센터 이전을 공지한 직후 아콘이 AS 센터 이전을 공지했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한성이 자사 제품에 대한 과도한 악평(실제로 한성은 저가형 브랜드의 제품을 만들지만, 비교적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물론, 일부 제품의 마감 부실과 내구성 부족은 쉴드가 불가능하다.)을 근절하고 이미지를 초기화하고자 만들어낸 회사가 아콘일지도 모른다. 한성이 아콘이란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투자할 자금이 많지 않았던 게 인력 부족으로 이어져서 AS 센터가 막장 상태로 들어선 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한다면 앞서 마케팅에 큰 돈을 투자하지 못 하고, 다나와에서 피드백을 담당하는 직원조차 없다는 사실까지 설명이 가능하다.


 이런 글쓴이 멋대로의 궁예질이 틀리지 않다면, 한성과 아콘은 생각을 잘 해야 한다. 지금 아콘의 기계식 키보드는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키보드로 인정 받아서 기계식 키보드 대란 와중에 드물게 남에게 추천할 수 있는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가 되어 있다. 고가형 기계식 키보드에 익숙한 사람들마저 아콘 키보드의 품질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그런 상황에서 AS 문제로 발목 잡히면 기껏 만들어낸 좋은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빨리 인력을 투입해서 공격적 마케팅에 착수하고 AS의 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키보드는 단순히 개인에게 파는 것보다 PC방에 파는 게 더 돈이 된다. 많게는 100개씩 구매하게 될 PC방에서 한두개 고장난 걸 AS 받으려다 몇주씩 연락도 안 되는 상황과 마주하면 어떻게 될까? 지금 앱코의 K 시리즈가 기계식 키보드 사용자들에게 어마어마한 혹평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인기를 누리는 건 사용자가 축을 직접 교체할 수 있다는 AS의 용이함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했기 때문이다. PC방 업주들은 AS 문제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 두 손 들고 만세다. 이렇게 앱코는 자사 제품의 장점을 활용한 마케팅의 레퍼런스를 제시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아콘은 안 그래도 아는 사람만 아는 가성비 최고 키보드라 불리는 마당에 그 '아는 사람'들마저 AS 문제로 등돌리게 하는 한심한 행보만 이어간다. 시장의 대세로 떠오를 수 있는 절묘한 지점에서 손에 쥔 무기를 내던지는 꼴이다.


 마케팅과 AS. 품질로 인정 받은 아콘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중요한 두 가지다.


 물론, 지금까지 내가 적은 건 '추정'에 불과하므로 루머 정도로 취급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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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7.09.14 11:29 신고

    헐 저같은 스마트맹에게는 관심도 두지 말아야할 회사였군요.
    키보드는 좀 관심이 갔는데 아놔... ^^;;;

    • BlogIcon 즈라더 2017.09.18 23:37 신고

      이참에 스마트폰을 구매하시는 게...

      스마트폰 없이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어요.

      아콘은 제품 하나는 기가 막힌데, 그놈의 AS가 문제에요. 도저히 쉴드 쳐줄 수가 없....

  2. 2017.10.17 04:18

    비밀댓글입니다

  3. 2017.10.28 13:54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