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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함과 우아함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가이 리치가 그 상식을 때려부순다. <킹 아서>는 그야말로 가이 리치 스타일의 판타지. 우아하면서 화려하게 감상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영상과 음향 그 자체로 영화를 성립하게 할 수 있는 감독임을 재차 증명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결과물이라 하긴 어렵다.

 클라이막스에서 가이 리치의 놀라운 연출 감각과 스토리텔링 기법보다 제작비의 한계가 먼저 드러난다. 액션이 반복적인 데다 지저분한 탓에 감상자를 피로하게 하고, 진행 중 생략된 부분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 땀내, 쿨내 진동하며 치열하게 치고 받던 중반부와 다르게 모든 게 쉬워져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장점, 단점과 별개로 <킹 아서>는 판타지 영화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고 할 만하다. 특히 마법을 다루는 방식은 이 영화를 교과서 삼아주면 몹시 고마울 듯하다. 물론, 혹평과 함께 처참하게 실패한 영화를 본받으려는 사람은 없겠지만.

 역시 가이 리치의 영화는 언제나 재미있다. <킹 아서>를 잘 만든 영화라 하긴 어렵지만, 가이 리치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우아한 영상은 어떤 장르, 상황에도 제 역할을 해준다. 적어도 돈 아까운 영화는 안 만드는 감독이다.

뱀다리) 여자 주인공이 엄청나게 매혹적이라 누군가 했더니 <캐리비안 해적4>에서 선원들 심쿵하게 하던 그 인어였다.


 이하 스크린샷은 <킹 아서> 정발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누르면 커진다.



 블루레이 화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필름의 성향을 쫒고자 하는 감독의 스타일이 반영된 영상, 판타지 영화 특유의 과한 보정과 초고속 촬영을 위해 사용된 카메라의 해상력 한계 등은 화질의 문제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지적하고자 함이 아니다. 일부 컷의 윤곽선이 크로마버그처럼 깨지는 현상(크로마버그는 아니다)이 글쓴이가 인지한 문제점. 비슷한 현상을 과거 <아바타>와 <고백>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아바타>는 한 장면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발견하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질 만큼 미세한 문제였고, <고백>은 오프닝 시퀀스에서 빈번하게 나오지만 역시 전체 분량으로 따지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킹 아서>에선 그 현상을 지속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물론, 이는 눈이 민감한 사람들이나 알 수 있는 문제다. 글쓴이처럼 이런 오류가 영상 전체에 만연했을 때 생겨날 필연적 해상력 저하를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면 무시해도 될 터. 근래 스틸북 전쟁으로 블루레이 시장이 아작 나면서 블루레이의 본질인 화질에 신경 쓰는 사람이 많지 않으므로 블루레이 유저의 상당수가 대부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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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7.09.24 15:47 신고

    영화에 대한 이런 저런 점을 떠나서
    전 정말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요즘 볼 수 없는 세계관을 영화에 구현한 그 점이 정말 좋았으니까요.
    검과 마법이란 모름지기 이래야! ^^

    아, 그러고보니 여주인공이 캐리비안의 해적에도 나왔었군요.
    독특한 매력 있지 말입니다. 화끈하게 훌렁해주는 작품에도 나와주시고... ^^

    • BlogIcon 즈라더 2017.09.26 23:27 신고

      이런 유형의 영화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문제고요. 중세 판타지물이 좀 더 많이 나와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기왕이면 <슬레이어즈> 느낌 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