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과거 모 웹진에서 '올해를 빛낸 영화' 세 작품을 뽑아달라기에 길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을 셋 중 하나에 올린 적이 있다. 긍정적인 반응은 많지 않았다. 진지하게 뽑아달라는 요청에 장난 치는 거 아니라고 핀잔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재미있는 영화긴 하지만, 올해의 영화로 뽑을 건 아니다란 얘기가 특히 많았다. 그런데 내가 느낀 올해의 영화를 뽑는 거지 남이 느낀 올해의 영화를 뽑는 게 아니잖아?


 <퍼시픽 림>은 전설이다. 프롤로그에서 작은 어선 한 척을 가운데 두고 예거와 카이쥬가 맞서는 순간, 이 영화는 전설이 될 거라고 확신했고, 내 확신은 그대로 사실이 되었다. 덕 중의 덕은 양덕이라더니 길예르모 델 토로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었던 거대 메카닉 장르를 현실감 있게 실사화하는데 성공했다. <퍼시픽 림>이 개봉하고 약 5년 동안 같은 장르에서 <퍼시픽 림>의 권좌를 위협한 영화가 한 편도 없었다.


 조만간 <퍼시픽 림>의 속편이 나온다고 한다. 예고편을 보니 <트랜스포머>의 액션 스타일이다. 마치 80kg 정도의 UFC 파이터마냥 날렵한 예거를 보니까 실망감이 앞선다. 이제와서 컨셉을 되돌리는 건 무리일 테고, 기왕 이렇게 된 김에 <트랜스포머>가 망가지면서 해내지 못 한 걸 대신 하는 쪽으로 나가주면 고맙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베리알 2017.12.19 14:15 신고

    이런 영화야말로 올해의 영화로 꼽을만 하지 말입니다.
    장난이라니 뭔 장난 같은 태클인지 ^^;;;

    정말 헨타이사마님 말씀처럼, 이 작품이 나온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위협하기는커녕 근접하게라도 따라간 작품은 하나도 없었지 말입니다.
    아름답기까지한 거대 괴수와 거대 로봇...

    퍼시픽림2는 이전에 흘러나오던 소식부터 불안불안했는데,
    예고편 보니 뭐 불안감은 확신으로... 1편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은 제작에서 팽 당하고
    1편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만 2편을 만들고 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 BlogIcon 즈라더 2017.12.20 17:58 신고

      각본까지도 다 뒤엎었다고 하는 걸 보면
      오랜만에 속편의 법칙을 이어가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_-;

      흥행에 실패하면서 중국 쪽에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란 소식을 듣고 짜증이 팍 났었는데
      딱 예상했던 그대로.. 트랜스포머 스타일의 액션..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