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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녀>가 드라마 구성만큼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지만, 그걸 (성준의 연기 지도까지 포함해서) 연출하는 감독의 힘이 약간 부족했다는 건 이미 과거 리뷰에서 언급한 바 있고. 결국, <악녀> 블루레이를 감상하기 전에 기대했던 건 극장의 그 어두침침하고 조악했던 영상을 얼마나 살려냈느냐, 그로서 난잡했던 액션의 디테일이 얼마나 눈에 들어오느냐였는데, <악녀> 블루레이는 이 부분에서 분명히 제 역할을 해내는 편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대한민국 극장 중에서 정상적으로 영상을 재생해내는 극장은 극소수 중에서도 극소수로, 극장에서 사용하는 감마값이 2.35 혹은 2.6의 Rec.709거나 2.6의 DCI-P3라는 걸 고려하더라도 영상을 처참하리 만큼 어두침침하게 묻어버리는 게 현실입니다. 과거 <설국열차>가 한참 개봉 중일 때 조금이라도 더 쓸만하게 재생되는 극장을 찾아다녔었는데, 약 5곳의 극장 중 색과 명암을 모두 만족시킨다 할 법한 극장은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즉, 극장에서 <악녀>의 액션이 와닿지 않았던 건 영화 자체의 문제이기 이전에 극장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 <악녀> 블루레이는 그걸 꽤 멋지게 증명해냅니다.


 어두운 장면이 9할을 차지하는 영화의 특성탓에 암부 밴딩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도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그리 심각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밴딩이 생기더라도 SBMV와 같은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블루레이 타이틀의 '부드러운 등고선' 형태라서 그리 심하게 거슬리진 않습니다. <악녀> 블루레이는 그렇게 비교적 준수한 암부 상태를 딛고 영화의 액션을 상당부분 살려냅니다. 특히 오프닝의 무쌍과 클라이막스의 버스 격투는 극장에선 아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블루레이로 확인할 수 있어서 극장에 대한 회의감으로 가득차게 합니다.


 그렇다고 <악녀> 블루레이의 화질이 아주 좋다는 건 아닙니다. 암부 밴딩 현상이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타이틀들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수준이 아니라서 그렇지 '없다'고 말할 순 없으니까요. 액션 구간의 컴팩트한 촬영이야 소형 저화질 카메라를 사용했다며 넘어가더라도 다른 장면들의 해상력도 이른바 말하는 '또렷함'과 약 거리를 두는 편입니다. 조명탓이건 뭐건 간에 어쨌든 눈이 호강할 법한 스타일의 영상은 아닙니다.


 이하 스크린샷은 <악녀> 정발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입니다. 누르면 원본 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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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nly 1 2018.03.13 17:35 신고

    그 단 하나의 극장이 어디인지 알수있을까요??

    • BlogIcon 즈라더 2018.03.13 20:13 신고

      용산 4관이었는데, 이젠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지금 시점에선 롯데시네마의 그 스크린이 아닌
      디스플레이로 된 곳이 제일 나은 모양.

  2. 베리알 2018.03.14 11:25 신고

    아 그러고보니 이 작품 블루레이 발매되었군요.
    이렇게 보니까 관심이 좀 생기는데 음... ^^

  3. 집앞에야구장 2018.05.23 02:04 신고

    전 극장에서 못보고 블루레이로 봤는데 나무랄데 없이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저평가 받았다는 느낌이... 왜 평가가 박한지를 이 글을 보고야 이해가 가네요. 절대 그정도의 평가를 받을만한 영화는 아닌것 같은데요. 오히려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8.05.23 11:52 신고

      후속작이 나오려면 여러모로 해결되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나온다면 반드시 깔끔하게 정리할 것 정리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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