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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브이아이피> 블루레이가 출시되었죠. 블루레이로 영화를 재감상하고 나서 개봉 당시 느꼈지만, 겁이 나서 못 적었던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봅니다. 개봉 당시 메모장에 간략히 정리해놨던 걸 페이스북에 옮겨적었고, 그걸 다시 블로그로 옮기는 거라 뭔가 글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브이아이피>에 담긴 여성을 향한 폭력씬은 어떤 식으로 당했는지 '결과'만 표현한 게 대다수.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과정이 담긴 장면은 초반에 한 번 나온다. 조금 길고 신체보다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하는 터라 꽤 불편하지만, 빌런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 악당인지 알려주는 중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개인의 기준일 뿐, 절대성을 지닐 수 없다.


 반면, 남성을 향한 신체적 폭력은 여과없이 그대로 표현했다. 도구가 주먹이나 성기가 아닌 망치와 총으로 바뀌어서 그렇지 직접적으로 연출된 폭력씬의 대부분이 남성을 향한 것이다. 그것도 '감히 날 건드려?'라는 식의 선민 의식으로 살벌하게 살육한다.


 <브이아이피>를 비롯한 여러 한국 스릴러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화를 내는 건, 여성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만들어서 남성을 강간하도록 설정해달라는 걸까? 실제 사회에서 남성 사이코패스들이 여성을 강간하는 게 그 반대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그런 설정이 자주 나왔을 뿐이다. 이런 유형의 영화는 언제나 시대를 반영하기 마련. 설마 사이코패스 역할이 자신에게 희생당할 역할에게 예의있고 섬세하게 배려하는 대사로 폭력을 행사하는 설정으로 만들어달라는 건가. 그게 더 무섭다.


 역시 <브이아이피>를 향한 영화 외적인 비난을 이해할 수가 없다. 박훈정 감독은 항복을 외치지 않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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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8.03.19 14:03 신고

    아직 못 본 영화인데 안 그래도 요즘의 분위기와 맞물려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군요.

    희생자로 해놓으면 희생자로 했다고 뭐라하고
    가해자로 만들어 놓으면 가해자로 만들었다고 뭐라하고
    좀 더 이상적인 사회로 진화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보기엔...
    그냥 애초 미친 것 같습니다. ^^;;;

    • BlogIcon 즈라더 2018.03.22 23:07 신고

      정말 <브이아이피>에 관해서는 미쳤다는 말 밖엔 안 나옵니다.
      <브이아이피> 평론가 단평들만 봐도 기겁할 정도에요. 어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