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어떤 이는 여성을 저렇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고, 어떤 이는 <악마를 보았다>처럼 잔인하다고 했다. 그래서 대중은 겁을 집어먹은 채 <브이아이피>를 볼 생각조차 안 하거나 대세에 휩쓸려 욕설을 퍼부었다.


 불편한 장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악마를 보았다>와 비교할 수준은 절대 아니다. 여성을 험하게 다루긴 하지만, 이 영화는 그저 약한 사람을 핍박하는 사이코패스를 다룬 영화일 뿐, 딱히 젠더 논쟁에 휘말릴 수준이 아니다. 겁먹을 필요 없다.


 <브이아이피>는 꽤 세련된 오락영화. <신세계>가 그랬던 것처럼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 중간의 어느 지점에서 놀라운 템포로 감상자를 이리저리 끌고다닌다. 극이 얕아지며 가볍게 느껴질 순간마다 무게감을 불어넣는 네 배우도 훌륭했고, 대사보다 상황으로 스토리텔링하는 능수능란한 연출도 근사하다. 작년 한 해 이 정도로 오락적 성취를 거둔 한국 영화가 거의 없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영화의 실패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영화보다 '여성'에 더 집중한 평론가들의 겁주기가 그럭저럭 괜찮게 빠진 스릴러를 희대의 망작 취급으로 만든 셈이다. 외국의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나름 좋은 평가를 받는 걸 보며 <악마를 보았다>처럼 회자되지 않을까 했는데, <악마를 보았다> 만큼 강렬한 개성의 영화가 아니라서 어려울 듯하다. 통통 튀는 템포와 우아한 촬영 등, 이 영화가 지닌 여러 장점은 그렇게 조용히 잊힐 전망이다.


 이하 스크린샷은 <브이아이피> 정발판 블루레이의 원본 사이즈 캡쳐. 누르면 커진다. 해상력은 괜찮은 편인데, 요새 한국영화 블루레이에서 잦게 발견할 수 있는 하얗게 뜬 블랙이 마음에 안 든다. 우연히 컨셉이 일치한 건지 아니면 제작사(우연인지 뭔지 같은 회사에서 나왔다!)의 뻘짓인 건지 궁금할 따름. 물론, 감상하는데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전우치>나 <신의 한 수>처럼 '영상 오류 땅땅!'하고 판결 내릴 정도는 아니란 야그.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복실 2018.03.20 15:17 신고

    ost도 좋았는데 영화가 망해서 그런가 소식이 없네요ㅜ

  2. 베리알 2018.03.21 01:22 신고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군요.
    일단 블루레이 스샷을 보면 신의한수랑 같이 묶일 애는 아닌 것 같아서
    부담없이 관심을 스르륵...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