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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언맨 시리즈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아이언맨3>지만, 제겐 가장 별로인 작품입니다. 심지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전체를 통틀어서도 바닥이에요.


 <아이언맨3>의 문제점은 토니 스타크가 위기에 처하도록 만든 장치들의 밸런스에요. 토니 스타크의 집이 박살 나는 장면부터가 그렇습니다. 별의 별 공격을 다 받아내던 아이언맨 수트들이 미사일 공격을 받고 단 번에 박살 나버리죠. <아이언맨> 시절의 수트라면 토니 스타크의 가슴에 달린 아크 원자로의 힘을 받았기 때문에 박살 나도 그러려니하겠지만, <아이언맨2>부터 수트들 자체에 아크 원자로가 들어갔기 그렇게 미사일 하나에 박살난다는 건 황당한 일이에요. 공격받은 수트들이 파워온 상태가 아니었다해도 순식간에 와장창하고 박살 나는 건 이전 시리즈의 유산을 전면부정하는 꼴이죠. 지하에 있던 걸 꺼내오면 사태가 그 지경까진 안 갔다는 사실은 이 영화가 얼마나 억지를 깔고 만들어졌는지 알게 합니다. 자비스에게 '지하에 있던 거 다 꺼내와! 건물 잔해가 막고 있으면 내가 치울게!'하면 그 시점에서 게임오버. 특정 상황을 합리적이라고 느끼도록 하는 걸 바로 '내러티브, 개연성'이라 부릅니다. 즉, <아이언맨3>는 가장 중요한 순간의 내러티브가 충분치 않았어요. 


 그 미사일들이 익스트리미스 기술이 적용된(물론, 극에 나온 바대로라면 그렇게 할 만큼 기술이 완성되진 않았지만요.) 거라 가능했다면,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런 무시무시한 신기술 미사일들을 수십 개 쐈으면 토니 스타크의 집뿐 아니라 그 일대가 순삭되는 수준의 재앙이 일어나야 했어요. 그러나 미사일은 그 일대는커녕 토니 스타크란 '사람'에게도 타박상 이상의 피해를 입히지 못 했죠. 이 작품은 이런 식으 영화 내내 순간순간의 밸런스를 아예 무시하고 있어요. 토니가 맨몸으로 익스트리미스 강화인간과 싸우는 장면도 엉뚱함의 연속이었죠.


 아시다시피 <아이언맨3>는 토니 스타크의 여정을 그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그런 김에 2시간 30분 정도 플레잉타임을 가져가서 상황이 그렇게 된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어뒀다면 어땠을까요? 플레잉타임이 길어야 좋은 영화라는 건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4시간까지라도 가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특정 철학적 성취나 상징 등을 위해서 내러티브를 희생하는 건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아이언맨3>는 토니 스타크를 바닥으로 깔아뭉개기 위해 고민없이 막 찍은 뉘앙스라 그러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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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8.04.20 11:50 신고

    제게 아이언맨3하면 역시 레베카 홀의 마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