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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IOI가 발라드곡을 부른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말했다.


 "얘네가 발라드하면 누가 노래 부름? ㅋㅋ 망했네."


 방송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IOI엔 보컬 실력마저 인정받아 순위를 올린 유연정과 김세정이 있었다. 시청자의 투표로 뽑는 오디션 방송 그룹이라 다들 간과하고 있었는데, 뭐가 어쨌든 얘네도 다 케이팝 걸그룹 연습생 혹은 데뷔조였다는 것. 아무리 그래도 두 세명 정도는 노래 부를 줄 아는 아이들이다.


 아마 케이팝 걸그룹의 노래, 춤실력 무시하는 건 본국인 대한민국뿐일 거다. 걸그룹 맴버나 걸그룹 출신 맴버의 엄청난 가창력이 복면가왕 등을 비롯한 각종 음악 방송에서 화제를 일으켜도 절대 벗겨지지 않는 '걸그룹 보컬들은 다 허접하다'는 허상. 혹은 '그래야 한다'고 억지부리는 꼰대 정신들의 처참한 현실.


 자매품으로 '걸그룹 배우들은 다 허접하다'가 있다.


 본래 대한민국 걸그룹은 기획사들이 한계를 인정하고 내놓은 일종의 궁여지책이었다. 음악 시장은 대참사 직전의 붕괴 상태였고, 소속사들이 내세우는 여배우들도 하나 같이 대중의 인정을 받지 못 하고 쓰러져갔다.(지금도 당시 밀어줬던 연령대 여배우층이 공백 상태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본래는 다른 쪽, 그러니까 배우 지망생, 밴드 지망생 등 각종 분야에서 아티스트를 꿈꾸던 연습생들을 데려다 팀을 만들어 내놓은 게 잭팟을 터트려 걸그룹 시대가 열렸던 것이다. 이는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보이그룹과 맞물려 지금 케이팝 시대의 근간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걸그룹, 보이그룹의 연습생 시스템과 그룹활동은 모방 대상인 쟈니스의 그것과 (이제) 아주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유소년 스포츠에서 프로 스포츠로 자연스레 연결되는 스포츠 시스템과 흡사하게 변모했다. 출발점이 같아도 지향점이 다르면 길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법이다. 


 물론, 이제 이것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시스템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대중의 편견이 바뀔 생각을 안 해서 이제 아예 따로 내보내지 않는다. 본래 걸그룹으로 데뷔할 예정이었던 맴버를 따로 빼서 배우, 솔로 가수로 데뷔시키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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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8.04.20 11:54 신고

    아주 일부의 예외들이 있긴 했지만,
    한때 보이그룹 걸그룹 등이 (나쁜 의미가 아니라... ^^) 블랙홀이었으니 말입니다.
    원래라면 가수 지망할 애들은 가수하고 연기자 지망할 애들은 연기하고 등등
    그렇게 과정을 밟아갔어야 하는데, 아이돌붐이 일면서 일단 연예인 지망생들은
    다 퉁쳐서 아이돌로 내놓고 이후 살길 찾아 가는...

    • BlogIcon 즈라더 2018.04.21 12:30 신고

      덕분에 성공을 거두지 못 한 보이그룹, 걸그룹 중에는
      그룹에 대한 애정을 처음부터 가지지 않고
      개인 활동만 추구하는 경우도 잦게 볼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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