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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르 라그나로크>로 토르가 아스가르드로부터 힘을 얻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래저래 의문이 잔뜩 생겼다. 토르가 자신의 능력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게 묠니르였고 이제 각성해서 묠니르 없이 천둥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내 생각이었는데, 그 토르 본인의 힘이라는 게 모호해졌으니 의문이 안 생길 수가 있나. 


 여기서부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토르 라그나로크>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요망!



 일단 정리를 해보자.


1. 토르와 헬라는 아스가르드로부터 힘을 받는다. 두 사람 외엔 아스가르드로부터 힘을 받는다는 언급이 없었으니 이는 오딘의 직계 후손 한정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2. 묠니르는 토르가 자신의 능력을 제어할 수 있게, 혹은 토르가 지나치게 힘을 남발하지 않도록 하는 무기였다. 이는 오딘이 에이트리에게 오퍼를 넣을 때 만든 기능이거나 오딘이 직접 건 마법일 것이다.


3. 아스가르드는 파괴되었다. 토르는 이제 아스가르드로부터 힘을 얻을 수 없다. 


4.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프롤로그에서 토르, 로키, 발키리, 헐크, 하임달과 아스가르드인은 타노스와 블랙오더에게 패배했다. 묘사된 것만 보면 아예 상대조차 되지 않은 모양. 


5. 토르는 자신에게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스톰브레이커란 무기를 얻는다.


6. 스톰브레이커를 얻은 토르는 천둥의 힘을 마음껏 발산할 뿐 아니라 인피니티 스톤을 전부 장착한 타노스조차 토르의 상대가 안 되었다. 순간적 우위일 수도 있겠지만, 토르는 스톰브레이커를 던지는 것만으로 인피니티 스톤의 방어와 타노스의 방어를 전부 무력화하고 타노스를 죽기 일보 직전으로 만든다. 



 토르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프롤로그에서 타노스에게 이렇다 할 상처도 주지 못 하고 패배했다. 그러나 스톰브레이커를 드는 순간 인피니티 스톤을 전부 장착한 타노스조차 장난감으로 만들어버린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스톰브레이커란 무기가 우주의 본질이라는 인피니티 스톤보다 훨씬 강력하단 얘기가 된다. 


 토르가 아스가르드로부터 받아 온 힘이 뭔지도 의문이다. 헬라가 보여준 무한한 생명력이 힘이라면 그나마 나은데, 토르가 MCU에서 보여줬던 능력 모두가 아스가르드로부터 받은 거라면 순전히 스톰브레이커의 힘만으로 타노스를 이긴 꼴이 된다. 그럼 스톰브레이커는 사전 설명이 아주 중요한 무기가 되고 이를 제대로 행하지 않은 건 루소 형제의 큰 실수다. 우주의 본질조차 압도하는 우주 최강의 무기를 뚝딱하고 몇분 만에 제작한다라. 그냥 치트키나 다름없잖은가. 즉, 스톰브레이커가 치트키 소리를 들으며 극의 치명적 단점으로 자리잡지 않으려면 아스가르드가 주는 힘은 생명력에 한정되어야 하고 스톰브레이커는 토르가 자신의 힘을 응집할 수 있는 '도구'로 남아야 한다. 우주 최강의 무기를 뜬금없이 등장시키는 것보단 토르가 최악의 위기에서 목숨을 건 끝에 힘을 완전히 각성했다는 게 차라리 낫다.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토르의 힘은 어디부터 어디까지고 아스가르드가 주는 힘은 무엇이며 스톰브레이커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오딘은 토르에게 자신보다 낫다고 말했다. 전성기 시절 오딘은 타노스 따윈 그저 일개 미물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강력했으므로 (오딘이 립서비스를 날린 게 아니라면) 토르의 잠재력은 인피니티 건틀렛이 없는 타노스 정도야 가볍게 압도할 만하다. 그간 토르가 발휘한 능력들은 순전히 본인의 힘으로, 아스가르드와 연관이 없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지만, 영화 내내 천둥의 힘을 사용하지 않던 토르가 스톰브레이커를 얻고 비로소 천둥의 힘을 사용하는 묘사(심지어 예고편엔 스톰브레이커가 완성되자 천둥의 힘이 뿜어져나오며 각성하는 장면마저 있었다. 본편에선 삭제.)가 있는 걸 보아 스톰브레이커 자체가 우주 최강의 무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문제다. 심지어 오딘과 하임달을 제외하면 누구도 사용할 수 없었던 비프로스트 포탈도 뚝딱 열어내는 게 스톰브레이커다.


 자칫하면 설정의 뿌리부터 뒤흔들릴 수 있는 중요한 문제. 부디 <어벤져스4>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있길 바란다. <어벤져스4> 이후에 토르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괜찮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다. 그러므로 <어벤져스4>에서 어영부영 넘어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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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8.05.08 11:46 신고

    이런거 보면 마블 영화는 뭘 해도 박수를 받는구나...라는걸
    다시 느끼기도 한 것 같습니다.
    분명히 여러 의문들을 가질 사안인데도 그냥 토르 컴백 멋져~하고 끝...
    드물게 요런 얘기들이 나와도 알아서들 보정해서 척척...

    토르 라그나로크 후반 각성 토르 장면에서도,
    솔직히 스트리트파이터의 모 캐릭터의 모 기술이 떠오른다...라는 얘기들이
    일반 (아재) 관객들에서 좔좔 나왔어야할 것 같은데, 그런 거 없이 그냥 토르짱~이러고 있고...

    • BlogIcon 즈라더 2018.05.10 13:24 신고

      완벽한 속편이 예정되어 있는 터라 그걸 생각하며
      봐주는 경향도 있지 않나 싶어요.
      <매트릭스2>가 그랬던 것처럼 <어벤져스4>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걸작으로 남느냐 망작으로 남느냐가 가름되지 않을까...

  2. 베리알 2018.05.08 11:47 신고

    아... 불쌍한 묘묘.
    그 엄청난 무기가 MCU에선 동네 뿅망치로 전락한채 사라지고
    후임(?)은 저렇게 개사기로 등장해서 짱짱 소릴 듣고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