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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일본의 넷우익이 일부 변호사를 상대로 "외환유치죄"를 들어 징계를 요청했다. 대상이 된 변호사들은 북한의 핵 위협을 이유로 조총련계 학교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한 이들. 넷우익 특유의 사고 회로에 따라 저런 주장을 하는 변호사들은 한국인, 돈을 받고 스파이 행위를 하는 일본인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여겼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게 변호사들에게 '인실좆'을 시전해주려던 넷우익의 숫자만 900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오히려 인실좆에 당했거나 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변호사들에게 징계를 요청하더라도 자신의 신원이 알려지지 않을 거란 거짓말에 낚인 게 컸다. 변호사들은 이들을 모아 업무방해죄로 고소해버렸다. 그 과정에서 넷우익이 그간 저지른 병크들 중 일부가 드러나게 되었는데, 여기에 연관되어 상당히 피곤한 꼴을 봐야 했던 모 사이트의 일본 네티즌들마저 넷우익 사냥을 시작했다. 5ch과 유튜브 등,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벌어진 넷우익 사냥에 유튜브 채널만 수만 개의 채널이 정지되거나 활동을 중단했다고 한다. 일본도 이명박근혜 시절 한국처럼 인터넷을 통해 정보 교란과 선동을 한다는 기사가 떴던 터라 '이참에 정말 넷우익이 정부에 의해 움직이는 놈들인지 확인해보자'는 식으로 계속해서 넷우익을 팼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베를 비판하는 댓글에 찍힌 반대수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혐한 댓글도 상당히 많이 사라졌다. 뭔가 안 좋은 일만 있으면 한국이나 재일을 거듭 언급하던 시절이 꿈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깨끗해졌다. 자민당의 열성 지지자가 없어졌다거나 한국무새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런 댓글을 쓰면 '넷우익 생존자 발견'과 같은 비아냥 댓글이 달릴 정도로 탈탈 털려버렸다. 지금 일본에서 넷우익은 우리나라의 일베처럼 완전히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이는 아직 일본에 희망이 있다는 증거나 다름없는 사건이다. 사실, 발단인 조총련 학교들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변호사들의 주장부터가 민주주의, 자유주의, 인권주의적이다. 뭐가 어떻든 조총련은 북한을 모국으로 삼은 재일교포의 모임이다. 저들을 허용하고 인정해준다는 사실 자체가 일본의 사회구조에 놀랍도록 선진적인 측면이 있다는 걸 방증한다. 또한, 견디다 못 한 일본 네티즌들이 넷우익을 쓸어버린 것도 놀랍다. 경직되어 인구 전원이 혐한이라도 된 것처럼 보이던 이전의 일본 여론은 사실 혐한에 의해 비틀어진 여론이었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일본 네티즌이 한국을 얼마나 지저분하게 욕하는지 번역해서 '일본놈들 저럴 줄 알았다, 더러워'를 시전케 하는 게 주목적이었던 외국 반응 모음 사이트의 유저들이 최근 일본의 댓글 번역을 보고 "뭐야, 왜 옛날처럼 우리나라 욕을 안 하는 거지?"라면서 깜짝 놀라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젠 혐한이 많이 남아 있는 분야의 댓글만 퍼다 나르는 실정이다.


 이번 넷우익의 몰락을 보고 한일 관계가 나라 대 나라로선 회복할 수 없겠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선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예전에 스마프의 나카이 마사히로가 한일 관계를 주제로 한 짤막한 토론에서 "나라와 나라는 그렇다 쳐도 사람과 사람은 어떨까요? 잘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개진했다가 넷우익에게 미칠듯이 두드려맞은 적이 있었다. 이제 그런 식으로 입막음하는 넷우익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니 기대할 구석이 있지 않겠느냔 말이다. 싸우고 혐오하는 거 정말 많이 지치는 일이니까. 마침 7년 만에 10대 사이에서 케이팝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좋은 찬스다. 

뱀다리) 여전히 남초 성향이 짙은 기사의 댓글란은 혐한이 장악하고 있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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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8.07.08 22:12 신고

    과연 불행스럽게도 나쁜 점은 참 똑같은 한국과 일본이었는데...
    한때는 일본의 나쁜거 얼마 있으면 한국에 들어온다-이런 패턴이었고
    이 주기가 점점 짧아져 왔는데 이런 넷우익 사건은 과연 어느 쪽이 원조일지... ^^;;;

    암튼 참 인실♫ 시전 들어가니까 저렇게나 줄었다는 게
    여기나 거기나 사람(?) 사는 곳이라는걸 다시금 느끼게 되는군요.

    • BlogIcon 즈라더 2018.07.10 17:08 신고

      이젠 원류 따지는 것도 의미가 없어진 게..
      서로 서로 미러링하는 처지라..-_-;;

      혐오하는 것도 보통 피곤하고 힘든 일이 아니건만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2. Polaris 2018.07.09 09:51 신고

    하필 일본의 저 뿌리깊은 정치적 무관심과 무능한(...)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문제라...

    • Polaris 2018.07.09 09:59 신고

      물론 한국도 겪어 본 거긴 하지만, 저긴 민주당 계열이 너무 무능하다 보니 정권 교체가 어려운 게 있죠(...).

      그러고 보니 일본은 다른 건 선진국인데 정치만 후진국이라는 농담을 읽은 게 기억나네요(...).

    • BlogIcon 즈라더 2018.07.10 17:08 신고

      야당의 무능함은...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 Polaris 2018.07.11 04:43 신고

      그러니 자민당이 계속 권력을 잡고 일본은 정치만(!) 후진국이라는 소리가 계속 나오는 거겠죠(...). -_-;;

    • BlogIcon 즈라더 2018.07.13 15:02 신고

      가끔 투표해서 뽑는 거니까 독재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독재 국가도 다 투표 한다는 걸 망각한다는..

  3. 손님 2018.07.14 01:49 신고

    그건 좋은 일인데 한편으로는

    우리 상태가 저기처럼 엉망이라
    남 걱정 할때가 아니라는

    혐오가 일상이 되가고 있으니 허허


    일본 정치는 그냥 답이 없는거죠

    야당이 무능하다 하는데 그것보다는
    그냥 왕조국가 라고 보면 됩니다

    일왕이 결정하되 권리만 행사하고
    책임은 지지않고

    책임은 정치인이 지고 대신
    세습으로 지들끼리 주구장창
    해먹는 구조니

    여당이니 야당이니 따지는 게
    일본에선 거진 의미가 없는

    그냥 왕의 국가니 통치는 있어도
    정치가 있을리 없는 국가

    • Polaris 2018.07.14 02:54 신고

      심지어 유럽의 입헌군주국가들도 이렇진 않죠(...).

    • BlogIcon 즈라더 2018.07.15 12:55 신고

      혐오로 단결되는 아시아. -_-;;;

      저도 일본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세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정치를 세습하는 민주주의가 어디있답니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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