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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라에 대한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는 건 거짓말 때문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중은 거짓말 정도로 죽일 듯이 패진 않는다. 심지어 그녀의 거짓말들은 자기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프로듀싱 성 발언이거나 기억을 못 했거나 둘 중의 하나일 때가 많았으므로 그러려니하고 비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 대중이 그녀를 외면하게 된 유효타는 성상납 가능성과 소속사와의 계약 위반이다.


 클라라가 소속사 회장에게 날린 수많은 카톡 메시지들을 본 이들은 자신의 몸매를 어필하며 호감을 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녀가 그런 태도를 다른 연예계의 권력자에게도 똑같이 취했을 거라 추정했고 안 그래도 섹시함을 어필하는 프로듀싱 덕분에 외면받거나 천박하단 이미지가 있던 클라라에게 엄청난 치명타였다. "그럴 거 같더라"라는 비겁한 뇌피셜.





 우리나라는 소속사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나간 연예인이 많아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소속사가 제시한 계약 내용이나 대우에 심각하게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라며 두둔해줬던 것도 옛날 일. 소송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후 활동에 대한 증언, 사업 관련 마찰 등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반전되었다. 또한, 한국에서 활동한 중국인 혹은 외국계 한국인이 소속사와의 계약을 마음대로 깨고 자국으로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는 행동이 반복되자, 언젠가부터 소속사를 뒤통수치고 떠나는 연예인은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경향이 생겨났다. 그리고 덕분에 진짜 소속사의 행패 때문에 고통받다가 소송을 건 연예인들은 괜한 의심을 사며 두 배로 괴로워해야 했다. 하필 클라라가 소속사와 분쟁이 생긴 이후 활동한 곳이 중국이다. 클라라는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중국 활동을 한 거지만, 그런 디테일 따위 대중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많은 이가 이런 겉으로 드러난 사건의 '시작 지점'에서 끓어오른 뒤 클라라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렸다. 그렇게 클라라와 소속사의 분쟁 '마무리 지점' 결과물은 조용히 묻혔다.





 클라라와 소속사의 분쟁 결과는 참혹한 반전이었다. 클라라의 주장대로 소속사가 클라라를 협박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깔끔한 대응으로 젠틀한 노년 소리마저 들었던 소속사 회장은 사실 비리로 점철된 무기 로비스트라는 게 밝혀졌다. 거대한 자금과 권력을 손에 쥔 무기 로비스트가 클라라를 협박한 것이다. 심지어 그가 자신에게 아직도 경찰, 국정원 시절의 권력이 있다고 주장한 사실까지 드러나, 사건은 섬뜩한 범죄로 변했다. 린다 김의 인터뷰가 맞다면 소속사 회장은 클라라를 무기 로비스트 사업에 써먹으려고 연예인 생활을 관둘 것을 종용한 셈이 된다. 겁 먹는 건 당연지사. 그녀의 소송은 정당했다.


 한참 클라라를 욕하던 대다수가 이 사실 자체를 모른다. 그들에게 클라라는 거짓말 잘하고 연예계 권력자에게 자기 몸매나 어필하며 소속사 뒤통수까지 친 쓰레기일 뿐이다. 필요한 부분만 따서 소비하는 습성이 다시 드러났다고 할 수도 있고, 아예 관심을 꺼버리는 바람에 이후 드러난 진상을 모른다고 할 수도 있다. 어쨌든 간에 클라라로선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다.


 중요한 건 저 '대중'에 나 역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클라라 사건이야 꾸준히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욕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분명히 다른 어떤 사건에 대해선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지 못 하고 무작정 욕한 뒤 관심을 끊어버렸을 터. 반성하고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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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8.07.12 13:56 신고

    헐 정말 이 결과 얘기는 못 본 것 같군요.
    저같은 무관심스트도 클라라와 소속사 사건, 중국 활동까지는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 정보가 쏟아졌던 것 같은데,
    그후의 저런 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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