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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듀스48>이 시작하기 전부터 왜 이미 데뷔한 일본 연예인들과 한국인 연습생을 경쟁시키려 하느냐는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만, 정작 데뷔해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한국인 연습생들과 실력 격차가 엄청나다는 게 드러나서 잠잠해졌었죠. 그런데 3회와 4회를 다시 훑어보니 조만간 이 문제가 다시 대두하겠구나 싶더군요. 다년 간에 걸친 경험은 모든 걸 커버하고도 남음이 있어요.


 <프로듀스48>이 방송하는 내내 한국인 연습생과 일본인 연습생의 실력차가 두드러진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실력차를 노력으로 어느 정도 메워낼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어요. 뭐가 어떻든 간에 일본에서 데뷔한 맴버들은 나름 오디션을 거쳐서 포텐셜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 데뷔했어요. 당장은 한국인에 비해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필사적으로 노력하면 케이팝 걸그룹을 흉내낼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이 있다는 얘기에요. 





 게다가 일본인 연습생들은 카메라에 아주 익숙합니다. 실력으로 어필할 구석이 적은 48그룹은 수백 명에 달하는 맴버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는 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합니다. 무대를 소화할 때 자신이 카메라에 비춰지는 찰나의 순간 동안 어떻게하면 되는지 다년 간에 걸쳐 경험해온 셈인데, 이걸 한국인 연습생들이 바로 뛰어넘을 수 있을 리가 있나요. 시즌1 때와 다르게 데뷔해서 활동하고 있는 맴버도 거의 없는 상황인 걸요. 카메라 마사지라고도 하죠. 카메라에 자주 찍히면 찍힐 수록 자신을 어떻게 꾸미고, 어떻게 표정을 지어야 더 예쁘게 느껴지는지 알 수 있어요. 일본인 연습생들은 그 단계를 이미 지나 왔습니다.


 당장 한국인 연습생들 만큼 실력이 좋아질 순 없어도 필사적으로 노력하면 단기간 안에 비슷하게나마 할 수 있는 일본인 연습생이 무대를 장악하고 카메라에 예쁘게 찍히는 방법마저도 훨씬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이면 누가 유리할까요? 뻔할 뻔자죠.





 다행히 <프로듀스48>을 보고 픽해주는 사람들이 무대만 보고 픽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무대에 오르는 과정에 더 주목하는 일이 더 많아요. 처음엔 이미 데뷔해서 연예계나 방송에 익숙한 한국인이 없다는 게 일종의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보니까 정말 0부터 시작하는 연습생이 많은 만큼 정이 깊어지는 모양이더군요. 시즌1처럼 깜짝 놀랄 수준의 가창력이나 퍼포먼스, 미모를 지닌 연습생은 얼마 되지 않아도 코어팬이 몰리는 경향은 오히려 시즌1보다 짙어졌습니다. 전화위복입니다.


 지금 <프로듀스48>에 참여한 한국인 연습생의 실력은 이전처럼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는 아니에요. <프로듀스 101>부터 시작해서 최근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믹스나인>에 이르기까지 실력 있는 연습생들, 다소 인기가 적은 걸그룹 맴버들은 해당 방송 혹은 소속사를 통해서 데뷔했어요. 지금 <프로듀스48>에 출연한 한국인 연습생들은 나이가 너무 어려서 이전 방송에 안 나갔거나 새롭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진짜 '애기'들에 다른 방송에서 탈락하고 절치부심한 이들. 그런 탓에 앞으로 방송이 진행되면서 일본인 연습생에 비해 불리한 점들이 더 드러나겠지만, 그 만큼 애정해주는 사람들도 늘어나겠죠. 이번 시즌의 재미는 여기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미있는 여담 하나. 혐한이나 와패니즈가 한국을 욕하고 케이팝을 욕하려고 <프로듀스48>을 시청하기 시작했다가 방송의 광렬한 팬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옵니다. 이래저래 욕을 있는대로 먹어도 안준영 감독의 연출력은 확실히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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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베리알 2018.07.13 09:05 신고

    마지막 문단은 정말 웃어야 할지 어째야 할지 모를 상황이군요.
    암튼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역시 악마의 명성... ^^;;;

  2. 앙팡 2018.07.13 17:57 신고

    어차피 선발되는 것은 12명이니까요. 한국 연습생 중에도 허윤진이나 장원영 같은 애도 있고요. AKB 멤버들도 전원이 다 그런 게 아니라 유난히 돋보이는 애들이 있고 한국 다른 연습생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그런 애들도 있더만요. 될 놈 될이니 최종화로 갈수록 아마 한국 연습생들도 카메라 앞에서 빠르게 완성되는 인물이 나올 거라 싶습니다.
    저는 장원영 보고 쇼크받았어요. 저런 내추럴 본 아이돌이 있구나 싶어서요. 근데 댓글에도 응애 대신 아이돌 하면서 태어났을 거 같다고... 저렇게 처음부터 혼자 반짝반짝 깜찍깜찍 빛나면서 무대광풍을 일으키는 아이돌은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첨 본 거 같거든요. 안유진도 굉장히 예쁜데 장원영 옆에 있으니 뭐랄까 좀 빛이 죽는달까... 마츠다 세이코나 마츠우라 아야가 생각나던데요. 그 둘과 달리 노래는 좀 더 들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너무너무너무 무대에서는 너무 괜찮더라고요. 1픽은 저도 즈라더님처럼 허윤진이지만... 장원영은 취향이 아님에도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8.07.15 12:40 신고

      이번 순위를 보니까, 예상했던 것과 달라도 너무 달라서 좀 많이 놀랐습니다.
      시즌1과 시즌2는 경연을 보고 대충 이 정도 되겠구나 싶은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순위가 나왔었지만,
      시즌3는 아예 제멋대로 뒤죽박죽이더군요..
      투표수도 시즌1보다 훨씬 많은 걸 보아 1픽이 되면
      어떻게 등락이 결정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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