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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꾼>. 하이스트 무비라고 무조건 최동훈 감독이나 조의석 감독처럼 경쾌한 톤을 이어갈 필요는 없는 법인데, <꾼>은 다소 억지로 그 톤을 이어간 느낌이다. 경쾌한 톤으로 엮여야 하는 핑퐁에 억지가 섞인 듯해서 그다지 경쾌하지 않다. 무엇보다 기승전몰카로 끝나는 <꾼>의 트릭들은 예상보다 훨씬 허약하다.


 오히려 <꾼>이 지녀야 했던 포지션은 최동훈 감독이 느와르를 섞어 낸 <타짜> 쪽이다.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경향은 경쾌함보단 살벌함에 더 치우쳐있는데, 꽤나 비정한 인간 관계를 직접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란한 음악과 밝은 영상 톤으로 감추지 못 한 살벌함은 대사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한다. 초고를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연출과 각본의 방향이 꽤 다르다.


 뭐가 어떻든 <꾼>의 흥행을 견인한 건 <공조>가 그랬던 것처럼 가벼운 톤의 비주얼 파티를 보고 싶었던 관객들. 원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해도 단순히 흥행만 두고 보자면 선택이 옳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19금으로 더 처참하게 연출된 <꾼>을 보고 싶다. 그게 감독의 초기 의도에 맞는다면.


 여담인데, 애프터스쿨 출신의 배우 나나에 나름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 <꾼>은 놓쳐선 안 되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나나의 미모는 그녀가 나온 모든 미디어를 통틀어서 최고다. <조선명탐정>의 한지민이 그랬던 것처럼 나오는 장면마다 영상을 지배하는 괴력을 보여준다. 여성을 강조하는 역할로 소비되는 게 불쾌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불편함마저 초월하는 나나의 미모 만큼은 인정할 것이다.


 <꾼> 정발판 블루레이의 화질이 엄청 나게 좋다. 옐로우 톤의 영상이 정말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의문이란 점과 (이젠 아무도 신경 안 쓰는) 암부의 미세먼지 수준 실수를 제외하면 해상력, 안정성 등 여러 항목을 깐깐한 눈으로 평가해도 단점을 찾기 어렵다. 오랜만에 한국영화 블루레이 중에 레퍼런스급 화질이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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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발톱꽃 2018.09.04 23:05 신고

    흠... 어쩜 제가 느낀 부분과 이렇게 같은 생각을 하셨을까요 ㅋ 타짜 쪽으로 갔어야 한다던지 한지민에 대한 얘기도 그렇고 ㅋㅋ

    저는 올해 '독전'을 보면서 이 영화의 아쉬움이 생각났어요. 꾼도 독전처럼 살벌하게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이죠 ^^

    좋은 감상,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즈라더 2018.09.05 14:58 신고

      흥행에 성공한 만큼 이 이상 막 뭐라고 하기도 어렵더군요.
      이게 대중적 취향이라니 어쩔 도리가 없달까.
      일단 후속작을 염두에 운 엔딩도 있고...

      다음 작품에선 더 묵직하게 가보면 좋겠어요.

  2. 베리알 2018.09.05 11:19 신고

    헨타이옹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영화가 급궁금해지는군요.

    그나저나... 화질은 정말 다른건 몰라도 노란 빛이 딱 눈에 들어오긴 하는군요.
    의도일지 오류일지... 극장에서 본 분들이 비교해주면 좀 더 알 수 있을텐데 ^^

    • BlogIcon 즈라더 2018.09.05 15:05 신고

      극장에서 본 사람들.. 음, 화질에 관심을 두고 본 사람이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워낙에 가볍게 소비하는 휘발성 영화로 접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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